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막으려면...“대사 증후군부터 잡아라”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이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에서 고혈압 환자는 1300만 명(30.1%)에 이르고, 65세 이상 고혈압 환자는 580만 명(45%)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당뇨병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30세 이상)의 당뇨병 유병률은 2021년 기준 16.3%로 약 600만 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당뇨병 전 단계(46.7%·약 1695만 명)까지 포함할 때 전체 성인의 절반 이상(63.0%·약 2295만 명)이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증가의 배경에 있는 것은?
노령 인구 급증과 젊은 층의 비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당뇨병 진료 인원은 2012년 221만4000명에서 2022년 369만2000명으로 10년 사이에 67.0% 증가했다. 여기에 콜레스테롤, 특히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가 높은 고지혈증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왜 이런 질환들이 폭증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질병들의 뿌리에 자리 잡고 있는 대사 증후군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대사 증후군의 사전적 의미는 인슐린 저항과 심장 혈관병의 위험 증가와 연관된 대사 위험 질환이다.
한마디로 대사 증후군은 심장 질환, 뇌졸중 및 제2형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의 집합체다. 이러한 위험 요인에는 혈압 상승, 고혈당, 허리 주위의 과도한 체지방, 비정상적인 콜레스테롤 또는 중성 지방 수치가 포함된다.
대사 증후군은 무엇?
이러한 요인 중 하나만 있다고 해서 대사 증후군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러한 요인이 더 많이 발생하면 제2형 당뇨병이나 심장병과 같은 합병증 위험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사 증후군은 점점 더 흔해지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에는 성인의 최대 3분의 1이 대사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대사 증후군 또는 요인이 있는 경우 적극적인 생활 습관 변화로 심각한 건강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대사 증후군 증상은?
대사 증후군과 관련된 대부분의 장애에는 뚜렷한 징후나 증상이 없다. 눈에 보이는 한 가지 징후는 두툼하게 늘어난 허리둘레다. 혈당이 높으면 갈증과 배뇨 증가, 피로감, 시야 흐림 등 당뇨병의 징후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의사와 상담이 필요할 때는?
대사 증후군의 한 가지 이상의 요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의사에게 증후군의 다른 요인에 대한 검사가 필요한지 문의하는 게 좋다.
대사 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은?
대사 증후군은 과체중이나 비만 그리고 비 활동성과 연관성이 있다. 특히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요인도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소화 기관은 섭취한 음식을 당으로 분해한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으로 당분이 세포로 들어가 연료로 사용되는 데 도움을 준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의 경우 세포가 인슐린에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포도당이 세포에 쉽게 들어갈 수 없게 된다. 그 결과 혈당을 낮추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인슐린이 분비되는 동안에도 혈당 수치가 상승한다.
대사 증후군 위험 인자는?
대사 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을 증가시키는 인자들 중에는 우선 나이가 있다. 대사 증후군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증가한다.
또한 인종에 따라 발생률이 다를 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 히스패닉 계, 특히 히스패닉계 여성이 대사 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비만도 위험 인자다. 특히 복부에 체중이 너무 많으면 대사 증후군 위험이 증가한다. 임신 중 발생하는 당뇨병, 즉 임신성 당뇨병이 있거나 제2형 당뇨병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대사 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
또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다낭성 난소증후군 혹은 수면 무호흡증이 있으면 대사 증후군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이다.
대사 증후군으로 인한 합병증은?
대사 증후군이 있으면 우선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증가한다. 과체중이나 비만할 경우가 많은 데 체중을 줄이기 위해 생활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혈당 수치가 상승할 수 있다.
인슐린 저항성은 제2형 당뇨병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심장 및 혈관병도 대사 증후군 합병증으로 꼽힌다.
대사 증후군의 요인인 콜레스테롤과 고혈압은 동맥에 플라크를 쌓이게 할 수 있다. 이러한 플라크는 동맥을 좁히고 단단하게 만들 수 있으며, 이는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사 증후군을 예방하거나 다스리는 방법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평생 유지하면 대사 증후군을 유발하는 요인들을 예방하거나 다스릴 수 있다. 제일 먼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 살코기, 통곡물 위주의 식단으로 건강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매일 최소 30분 이상의 신체 활동을 해야 한다. 여기에는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과 주 1~3회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게 이상적이다. 식단에서 포화 지방과 소금을 제한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백해무익한 담배는 무조건 끊어야 하고 물론 술도 제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