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의 명암... "이용자 만족" vs "악용 가능성"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사용자 93%가 만족…실효성 위해 제도 개선 시급”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서비스를 경험한 이용자들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실효성을 위해 제도 개선이 논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이하 협의회)는 “대표적인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닥터나우’와 ‘나만의 닥터’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스토어에서 높은 선호도를 기록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협의회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닥터나우는 전체 후기 3702건 중 4점 이상의 후기가 3446건(93.08%)이고, 나만의 닥터는 전체 2284건 중 4점 이상 후기가 2029건(89%)이었다.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와 출퇴근으로 바쁜 직장인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감의 배경으로는 △대기 시간이 발생하지 않는 점 △어느 장소에서든 진료가 가능한 점 △이동에 대한 불편함이 없다는 점 등이 제시됐다.
이번 분석 결과는 앞서 지난 5월 협의회가 환자·의사·약사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대면진료 인식조사 결과와 유사하다. 당시 비대면진료를 경험한 환자의 93.2%가 해당 서비스에 만족했고, 96.9%는 재이용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이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선이 있다. 해당 플랫폼을 제대로 규제할 수 있는 기관이나 제도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대면진료는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 허용됐고, 작년 6월 시범사업으로 전환됐다. 다만 의료법 개정 없이 시행되면서 비대면진료의 허용 범위, 대상, 시행 의료기관이나 플랫폼에 대한 규제 기준 등이 마련되지 못했다. 시범사업 전환 1년 반이 지나도 ‘임시’제도라는 비판이 뒤따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실제로 닥터나우가 자체적으로 의약품 유통 자회사를 설립한 뒤 제휴 계약을 맺은 약국을 우대하는 서비스를 진행했지만, 보건복지부는 현행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기 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봤다. 국내에 정식 출시한 비만약 ‘위고비’ 역시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통해 정상 체중 소비자들의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협의회 측도 실효성 확보를 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내용에 동의했다. 약을 집에서 수령하는 것이 허용되기 전까지는 반쪽짜리 제도라는 입장이다.
협의회는 “평일이나 낮 이용시간에는 비대면진료 후 약 수령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3.3시간으로 나타났지만, 휴일이나 야간에는 평균 10.05시간까지 늘어났다”며 “의료공백 해소라는 시범사업 취지에 맞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