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폐경이라 해"...배 계속 부풀더니 '이 암' 시한부, 무슨 사연?

폐경인 줄 알았는데 난소암 진단에, 시한부 판정 받은 여성

폐경인 줄 알았던 증상이 사실 난소암의 징후였음을 알게 된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니드투노우' 보도내용 갈무리]
폐경인 줄 알았던 증상이 사실 난소암의 징후였음을 알게 된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 여성은 한 차례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암이 재발해 다시 암과 싸우고 있다.

영국 매체 니드투노우 등 외신은 40대 후반에 난소암 진단을 받은 케이티 스티븐슨(50)이라는 여성의 사연을 보도했다. 케이티는 어느 날부터 음식을 먹을 때마다 극심한 통증과 함께 배가 심하게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의사와 상담했지만, 폐경기가 찾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6개월 가량 지나자 증상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다시 병원을 찾아 여러 검사를 받은 끝에 난소와 나팔관에서 비정상적인 세포가 발견됐고, 이어 실시한 조직검사에서 난소암으로 밝혀졌다. 그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폐경기가 찾아오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사형수가 된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다행히 암이 조기에 발견된 편이라 치료의 기회가 있었다. 그는 5개월간의 화학 요법과 자궁적출술을 받았다. 자궁적출술을 받은 후에는 조기 폐경이 되어 항암 치료를 받는 동안 안면홍조, 불면증, 브레인포그와 같은 폐경 증상과 싸우기도 했다. 힘든 치료를 마치고 2021년 6월 마침내 그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

기쁨도 잠시, 2022년 9월 암이 재발했고 이후 추가 수술과 화학요법, 암 성장을 막기 위한 약물 치료를 받았다. 치료가 도움이 되어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지길 바라지만, 현재로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남았는지 알 수 없다. 케이티는 현재 난소암과 그 증상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자선단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애쓰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적어도 한 사람이라도 더 늦기 전에 병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그는 덧붙였다.

폐경과 유사한 증상 보이는 부인과암

여성은 나이가 들면서 난소가 노화하며 기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배란 및 여성 호르몬 생성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는데, 이때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폐경이다. 대개 1년 동안 생리가 없을 때 폐경으로 진단한다. 이러한 변화는 보통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시작되어 점진적으로 진행되는데, 이때부터 생리가 완전히 멈추는 폐경이 나타난 이후의 약 1년까지를 폐경이행기, 갱년기라고 한다.

이 시기에는 몸에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식은땀 △수면장애 △우울증 △불안 △기분 변화 △질 건조증 △성관계 중 통증 △체중 증가 △복부팽만감 △관절 통증 △골다공증 등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폐경 증상이 자궁경부암이나 난소암, 자궁암과 같은 특정 암과 증상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미국 임상종양학회 엘레오노라 테플린스키 박사는 “폐경 증상 중 일부는 여성의 생식 기관에서 시작되는 부인과암의 증상과 유사할 수 있다”며 “암의 경고 신호를 무시하거나 폐경 증상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증상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정상적인 질 출혈, 복부팽만 등 부인과암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들

자궁내막암이나 자궁암, 난소암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다. 자궁암이 45세 이상에서 더 흔히 발생하고, 난소암 또한 40~60대에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비정상적인 질 출혈을 폐경기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치부하기 쉽다. 만약 해당 연령대의 여성이 월경 사이 출혈, 잦은 출혈, 과다하거나 오래 지속되는 출혈 등의 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난소암의 경우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갑작스럽게 생긴 부종이나 복부팽만, 복부통증, 식사 시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암도 대부분 초기에 증상이 없고, 어느 정도 진행된 후 증상이 나타난다. 규칙적으로 산부인과 진찰과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자궁경부암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는 불규칙한 질 출혈이나 질 분비물 증가, 골반통 등이 있다.

암의 증상을 알기란 쉽지 않고,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암이 아닌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평소 없던 새로운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의심을 가지고 병원을 찾아 원인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하는 게 좋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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