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이렇다. 영국 켄트 메드웨이에 사는 41세 조 울렌은 어린 시절부터 주사기 공포증이 심해 13세 이후로 치과를 가지 않았다. 하지만 2021년, 진통제를 먹어도 견딜 수 없는 치통이 생기자 런던에 있는 한 치과 글리닉에서 치료를 받았다. 치통 때문에 치아 치료 전에 치아를 보호하기 위해 임시 수복(Temporary Filling)을 받았으며, 이후 치아를 발치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발치 당일, 여러 번의 국소 마취 주사를 맞았다. 그럼에도 통증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자 전도 마취(block anaesthesia) 주사를 추가로 맞았다. 전도 마취법은 특정 신경이나 신경 다발에 국소 마취제를 주입해 해당 신경이 분포하는 부위 전체를 마취시키는 방법이다.
조는 "(치과 의사가) 주사를 몇 번 놓고 나서 치아를 뽑으려고 했지만, 계속 아팠다. 여러 번 더 주사를 맞아도 효과가 없자, 전도 마취 주사를 놓았는데, 그 느낌이 마치 제 뒤통수에 바늘을 최대한 세게 밀어 넣는 것 같았다. 정말 끔찍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치과 의사는 마취 주사기를 빼면서 조에게 20분정도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치료실로 다시 돌아갔을 때 조는 치과의사와 치위생사가 방을 둘러보며 무언가 찾고 있는 것을 봤다. 주사기에서 빠진 바늘을 찾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었던 것이다. 바늘을 찾지 못한 그들은 조의 입안을 다시 검사 했고, 결국 바늘이 입속에 박힌 것으로 확인됐다. 너무 깊게 밀어 넣어 부러진 상태였다. 치과 의사는 조의 입안에 박힌 바늘을 빼려면 구강외과에 가봐야한다며 다른 의사에게 의뢰하겠고 하고 일단 조를 돌려보냈다.
다음 날 일찍 응급실을 찾은 조는 촬영한 엑스레이를 통해 길이 2.1cm 주사 바늘이 입 안 깊은 연조직에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병원 의료진들은 약 2cm에 이르는 바늘이 오른쪽 잇몸 연조직에 완전히 박혀 있는 것을 보고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일은 처음 본다는 것이었다. 조의 입안 깊은 곳 두개골 부분에 박혀서 패혈증도 우려 되는 상태였다.
조는 전신 마취 하에 바늘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때 잇몸을 100개 이상 작게 절개하여 바늘을 찾은 다음 원래 치아를 발치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조는 심각한 얼굴 부종이 발생했으며, 신경 손상이 남았다. 그는 하악부의 감각을 완전히 상실해 침을 흘리거나 무의식적으로 볼과 입술을 물어 피가 나기도 했다. 목과 머리 옆 전체가 부어올랐다.
얼굴 상태가 안좋아짐에 따라 조는 2021년 8월, 전문 치과 과실 변호사에 도움을 요청했다. 변호사팀은 주사기 사용에 있어 적절한 주의가 없었으며, 즉각적인 병원 진료를 권했어야 했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냈다. 또한 병원이 조에게 다음 날까지 기다리도록 하지 않고 즉시 응급실에 입원하도록 권유했더라면 문제의 심각성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도 봤다.
사건은 2024년 7월, 법정까지 가지 않고 병원과의 합의로 종결됐다. 조는 병원으로부터 약 1,700만 원의 배상금을 받았다. 다만 담당 치과의사는 그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치과의사는 “이 소송은 법정 외 합의를 통해 해결됐을 뿐, 이 합의가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환자에게 최고 수준의 치료와 관리를 제공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조는 바늘을 꽂은 치과 의사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스럽지만 결정에 만족한다”며 “가능한 한 빨리 넘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금은 가족 휴가비와 자녀들을 위한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1700만원은 너무 적은데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