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하루 2번 섭취, 탈모 예방?"...발효 식품의 효과라고?
장건강, 체중감량, 탈모 예방 등 다양한 이점 가진 발효식품들
장 건강에 유익하다고 알려진 발효식품. 하지만 발효식품은 장 건강 뿐 아니라 체중 감량이나 탈모 예방 등 더 다양한 면에서 이점이 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영국의 영양학자인 캐서린 내쉬는 “장에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효모, 곰팡이 등 수천 가지 종류의 미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가 있는데, 장내 생태계를 가능한 한 다양하게 만드는 것이 장을 돌보는 방법 중 하나”라며 “발효 식품을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군의 다양성을 높이고 신체에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가지 발효식품이 가진 다양한 이점에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영국 ‘더선’이 소개한 내용을 토대로 알아본다.
△체중 감량과 탈모 예방에 좋은 김치
지난 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세계김치연구소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매일 먹는 김치가 비만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체중 남녀 성인 55명을 대상으로 김치의 효능을 연구한 결과, 3개월간 김치 분말이 들어있는 캡슐을 먹은 그룹은 체지방이 2.6% 감소해, 4.7% 증가한 대조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또한, 김치를 섭취한 그룹의 몸에서는 비만과 관련된 장내 미생물 개체수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치는 탈모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발표된 한 연구에 의하면, 탈모 초기 단계의 남성을 대상으로 하루 두 번 김치를 섭취하게 한 결과 한 달 후 평균 모발 수가 제곱센티미터 당 85개에서 90개로, 4개월 후에는 92개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화에 좋은 사우어크라우트
양배추를 발효시켜 만든 독일식 김치 사우어크라우트 또한 소화기 건강을 돕는 프로바이오틱스와 비타민 A, C가 풍부하다. 사우어크라우트가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의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진 임상 시험 결과도 있다.
영양전문가인 리브 모리슨은 “김치와 사우어크라우트 모두 강력한 항염증 식품으로, 꾸준히 섭취하면 건강에 다양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이들 연구에 의하면 콜레스테롤 및 체지방, 혈당 감소, 다양한 암 예방, 심장질환 및 동맥 협착 예방, 면역력과 신진대사 건강 개선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피부에 좋은 케피어
케피어는 우유와 케피어 그레인(유산균과 효모가 결합된 미생물 복합체)으로 만든 발효 음료로 묽은 요거트와 비슷해 보이지만 톡 쏘는 맛이 더 강하다. 케피어는 장 건강과 소화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피부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케피어를 섭취하면 피부 장벽을 강화해 피부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 피부질환과 알레르기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만성 피부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케피어를 마시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뼈에 좋은 낫토
낫토는 통콩을 발효시켜 만든 일본의 전통 식품이다. 여러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지만, 그 중에서도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화와 변비 완화에 도움이 된다. 리브는 “영양이 풍부한 낫토는 특히 칼슘, 비타민 K, 철분, 칼륨 함량이 높아 혈압을 낮추고, 신장 및 심장 기능, 골밀도와 면역력 개선에 좋다”고 말했다. 도호쿠 실험의학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낫토가 중년 여성의 골 손실을 줄이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갱년기 여성에게 좋은 템페
템페(tempeh)도 발효 콩으로 만든다. 인도네시아에서 유래한 템페는 두부와 비슷하며,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 대용으로도 자주 사용된다. 낫토와 마찬가지로 섬유질이 풍부하고 장 건강과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한,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식물호르몬 이소플라본이 함유되어 있어 갱년기 여성이 겪는 안면홍조나 식은땀과 같은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021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콩을 충분히 섭취하면 안면 홍조 증상을 최대 84%까지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 건강에 좋은 요거트
요거트에서 발견되는 특정 박테리아가 기분과 불안 및 우울증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리브는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진 프리바이오틱스 식품을 사이코바이오틱스(psychobiotics)라고 한다”며 “그릭요거트나 케피어, 김치와 같은 발효 식품에는 면역계 경로를 통해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좋은 박테리아 균주가 많다”고 말했다. 장내 세균이 뇌와 소통해 신체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설명이다.
2023년, 45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발효식품, 통곡물 등을 포함한 사이코바이오틱 식단을 섭취한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4주 후 인지된 스트레스 수준이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