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답게 죽고 싶어, 내 몸에 달린 기계 떼어내요”... 연명치료 받아야 할까?

“임종 순간 존엄성 지키고 싶다” 83.5%

죽음을 준비하는 중년층도 적지 않다. 임종 과정에서 소생 가능성이 없을 경우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받지 않겠다고 서약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가 250만명에 이른다. 향후 자신의 자녀가 힘들어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도록 연명치료 거부 의사를 문서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임종을 앞둔 말기 환자가 온몸에 기계장치(의료장비)를 주렁주렁 달고 누워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마음은 어떨까? 특히 어린 자녀도 보고 있다면? 환자가 의식이 있다면 “당장 온갖 장치를 떼어내, 인간답게 죽고 싶다”고 외칠지도 모른다. 내가 임종을 앞두고 있다면 품위 있게 죽을 수 있을까?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명치료에 대해 다시 알아보자.

임종 순간 존엄성 지키고 싶다” 83.5%... “기계에 둘러싸여 죽고 싶지 않다” 79.9%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고 싶다는 동의율이 83.5%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임종 순간 기계에 둘러싸여 고통스럽게 죽고 싶지 않다는 응답이 79.9%였다. 무의미하게 수명을 연장하기보다 존엄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동의율은 78.5%로 나타났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19~6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다. 201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연명의료결정법(웰다잉법)’의 취지에 대해 90.4%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목숨 근근이 연장하는 연명치료는 무엇?... “안락사와는 엄연히 다르다

죽음이 가까운 말기 환자들에게 의료진이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설치 등을 해준다면 연명치료로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목숨을 근근이 연장하는 시도다. 고통스럽고 무의미한 생명 연장이다. 다만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르면 환자의 몸에서 의료장비는 떼어내도 통증을 줄이는 의료행위와 영양분, 물, 산소의 단순 공급은 중단할 수 없다. 임종을 앞둔 환자를 더 편안하게, 품위있게 배려하는 것이 목적이다. 스위스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허용되는 안락사와는 엄연히 다르다.

일찍부터 죽음 준비하는 중년층도 많아... “이제 죽음을 말하자

이제 ‘죽음’을 언급하는 것은 더 이상 금기의 영역이 아니다. 50~60대 뿐만 아니라 30~40대도 평소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다. 20대 51.5%였지만 30대 65.0%, 40대 63.0%로 증가했다. 노년을 앞둔 50대는 72.0%, 60대 69.0%로 나타났다. 실제로 죽음을 준비하는 중년층도 적지 않다. 임종 과정에서 소생 가능성이 없을 경우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받지 않겠다고 서약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가 250만명에 이른다. 향후 자신의 자녀가 힘들어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도록 연명치료 거부 의사를 문서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자다가 편하게 죽을 순 없을까... “가족에게 부담 주는 죽음이 싫다

치료 과정이 어렵고 오래 걸리는 암, 치매, 뇌졸중(뇌경색-뇌출혈), 투석 환자들이 최근 늘고 있다. 간병하는 가족들도 고통스럽다. 50~60대에 급격하게 늘어나는 병들이다. 뇌졸중은 몸의 마비, 언어 문제 등 큰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만성 콩팥병에 걸리면 1번에 4시간, 일주일에 3번 투석을 하고 신장 이식도 검토해야 한다. 요즘 건강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본인에 맞는 식습관, 운동 등을 잘 선택해서 실천해야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을 기대할 수 있다.

중년, 노년층 가운데 “자다가 죽고싶다”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오랜 투병으로 본인은 물론 가족이 힘들게 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깃들여 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세상의 이치다. 그러나 평소 생활습관에 신경 쓰면 어렵고 힘든 투병 과정을 줄일 수 있다. 내가 건강해야 가족의 마음도 건강해진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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