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정크푸드 사이에서 건강은 어디에?

[Mia의 미국서 건강 챙기기]

11월에 찾은 미국 슈퍼마켓 모습. 수많은 음료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김미연 기자

미국에서 대학원 수업 중에 한 학생이 수업 중에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고 있었다. 이를 본 교수가 학생에게 "그 에너지 드링크 어디서 난 것이냐"고 묻자 학생은 "학교 행사에서 나눠준 것"이라고 했다. 이에 교수는 단호하게 "건강에 안 좋으니 마시지 말라"고 권했다. 학생은 머쓱하면서도 "교수님이 건강을 끔찍이 챙기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후일 필자에게 전했다.

한국인이 미국에서 살게 되면 살이 찐다는 말이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1인분 식사량이 한국에 비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패스트푸드와 정크푸드가 흔하고 다양해서다. 실제로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실감이 났다. 탄산음료 종류도 한국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과자 종류도 헤아릴 수 없다. 군것질을 좋아하는 필자로선 어떤 과자와 음료수를 골라야 할지 고민스러울 정도다. 아직도 먹어보지 않은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이렇게 인스턴트식품이 넘쳐나지만 미국인들은 건강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사람은 누구든 건강에 신경을 쓰게 마련이지만 그 결이 달라 보인다고 할까. 미국인들은 주변의 수많은 정크푸드와 패스트푸드 사이에서 자신의 건강을 지키려는 인식이 강하다는 느낌이 든다.

한번은 할로윈 때 학교에서 캔디를 나눠줬는데, 수업 중이던 강사는 "이 캔디를 집에 가져가면 아내한테 한마디 들을 것"이라면서 웃었다. 아내가 집에 군것질 거리를 들이는 걸 꺼린다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몇 개만 가져가서 집에 도착하기 전에 먹어치워라"고 조크를 던졌다.

미국에서는 무수히 많은 ‘건강하지 않은’ 식품들 사이에서도 건강, 혹은 체중을 고려한 제품이 많다. 제로 콜라 같은 무칼로리 음료가 대표적이다. 요거트는 설탕이 첨가하지 않았거나 단백질이을 강화한 것들이 다양하다. 감자칩은 저염 버전이 나와 있고, 콜라는 제로와 더불어 디카페인 라인도 있다. 단백질 쿠키, 단백질 바, 단백질 쉐이크처럼 건강을 고려한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군것질을 하는 고객들 가운데 건강을 챙기고자 하는 욕구가 큰 사람에겐 그에 맞는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식품회사의 전략인 듯하다.

건강 자체를 강조한 음료들도 흔하다. 매장에서 많이 마주치는 제품군으로는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히비스커스(hibiscus), 아슈와간다(ashwagandha), 약용버섯 등 건강에 좋은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음료’를 들 수 있다. 슈퍼마켓 음료 코너에 가면 이런 성분이 포함된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탄산음료 애호가인 필자는 특히 ‘프로바이오틱 소다’가 눈에 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한 박테리아로 소화를 돕고, 프리바이오틱스는 이러한 박테리아의 영양분 역할을 한다. 프로바이오틱 소다는 이러한 유익균이 포함된 탄산음료인데, 건강과 맛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 같았다.

어떤 프로바이오틱 소다가 있는지 살펴봤다. 건강을 챙기면서도 탄산음료 특유의 청량감을 즐길 수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콜라나 사이다를 대체할 수 있는 음료수가 될 수 있을까. 대표 브랜드 ‘포피(Poppi)’와 ‘컬처팝(Culture Pop)’을 음미해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일반 탄산음료보다 다소 밍밍하고 발효식품 특유의 시큼한 맛이 느껴졌다. 딸기, 망고, 수박 등 다양한 맛을 흉내냈지만 그 향이나 맛이 충분히 느껴지지 않았다. 단백질 쿠키를 시도했을 때 실망했던 것이 생각났다. 건강을 강조한 수많은 군것질 제품이 쏟아져 나오지만 건강과 맛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제품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혹여 둘을 모두 잡으려다 하나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닌지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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