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을 확 꺽고 싶다'는 통증...두 번 심장마비 온 30대女, '이것' 탓?

갑작스럽게 팔과 등을 관통한 통증...두번의 심장마비 겪었으나 혈관엔 이상 없어, 알고보니 '상심 심장증후군',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

갑자기 팔부터 시작된 통증이 등을 관통하더니, 등을 꺾어야만 할 것 같은 증상을 느낀 한 여성이 두번의 '심장마비'를 겪은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갈무리]
등에 묘한 통증으로 스트레칭처럼 등을 꺾고 싶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은 적이 있는가? 갑자기 팔부터 시작된 통증이 등을 관통하더니, 등을 꺾어야만 할 것 같은 증상을 느낀 한 여성이 두번의 '심장마비'를 겪은 사연이 전해졌다. 이른바,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한 ‘상심 심장 증후군'이었다.

미국에 사는 32세 케이틀린 질은 2018년 딸 퀸의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있던 날, 공포로 가득한 상황을 맞이해야 했다. 파티 준비를 하던 중 갑작스러운 더위와 함께 땀을 뻘뻘 흘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나는 땀을 흘리는 사람이 아닌데, 땀이 멈추질 않았다”고 그 순간을 회상했다. 이후 날카로운 통증이 그의 팔과 등을 관통했다. 그 고통에 대해 케이틀린은 “등을 확 꺾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친구에게 요청해 등을 꺾어달라고 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하던 모든 일을 멈추고 침대에서 편안한 자세를 찾으려 했으나 증상은 점점 악화됐다. 그는 “등이 너무 아프고, 팔은 완전히 감각이 없어졌고, 손도 마비되기 시작했다. 땀은 멈추지 않았고 입은 마비된 느낌이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다행히 파티 준비를 돕던 친구가 예전에 구급대원으로 일했던 경험이 있었고, 그의 상태를 보고 '심장마비일지도 모른다'고 직감했다. 겨우 32살 밖에 안됐던 케이틀린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케이틀린이 차고 있던 애플 워치의 심전도(EKG) 모니터를 확인했더니 결과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상한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모두 걱정해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갔다. 도착한 후 의료진은 심장마비로 간주하고, 여러 검사를 실시했다. 심장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두 번의 수술을 진행했지만 막힌 혈관은 없었다.

케이틀린은 병원에서 일주일간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그런데 며칠 만에 다시 심장마비가 찾아왔다. 첫번째 증상만큼이나 심각했다. 다시 일주일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의료진은 명확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결국 2년 후, 새로운 심장 전문의를 만난 그는 드디어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 ‘상심 심장 증후군(broken heart syndrome)’이었다. 일시적으로 심장 근육이 약해지고 형태가 변하는 상태였다. 심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심장마비와 매우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케이틀린은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그는 “내 인생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고, 평화를 망치는 끔찍한 관계에 갇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그의 삶에서 전환점이 됐다. 그는 스트레스가 단순히 불편한 감정이 아니라,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죽을 순 없다고 생각한 케이틀린은 경제적 안정과 건강을 모두 지키며, 자신과 자녀들을 위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심장에 일시적인 이상 일으켜 발생하는 상심 심장증후군

상심 심장증후군(Broken Heart Syndrome)은 극심한 스트레스가 심장에 일시적인 이상을 일으켜 심장마비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의학적으로 타코츠보 심근병증(Takotsubo Cardiomyopathy) 또는 스트레스성 심근병증(Stress Cardiomyopathy)이라고도 불린다. 주요 원인은 감정적 또는 신체적 스트레스가 심장 근육을 약화시키고 형태를 변형시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심장은 정상적으로 수축하지 못하며, 기능이 떨어지는 상태에 빠진다. '타코츠보'는 일본어에서 유래한 용어로, 일본에서 문어를 잡을 때 사용하는 항아리 모양의 도구를 뜻한다. 상심 심장증후군을 앓은 환자의 심장 모습이 이 항아리와 닮아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상심 심장증후군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카테콜아민(아드레날린)의 과도한 분비로 인해 발생한다. 갑작스럽고 극단적인 신체적 또는 감정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급격히 증가하며 심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사망, 이혼, 실직, 자연재해와 같은 극단적인 감정적 충격이 주요 원인이 된다. 실제로 배우자나 가족을 잃은 슬픔이나 중요한 인간관계의 단절이 심장을 약화시켜 상심 심장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 큰 수술, 중증 감염, 발작, 심한 출혈, 또는 사고와 같은 신체적 스트레스 상심 심장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 과도한 신체적 스트레스는 혈압 변동이나 심장 박동에 영향을 미쳐 심장 근육의 기능을 방해한다.

심장마비와 증상은 비슷하지만 심장 모양이 다른 상태 돼...혈관은 안막히고 기능적 장애나타나
스트레스 호르몬의 과다 분비는 심장의 좌심실 심첨부에 독성을 유발하거나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 흐름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심장의 수축력이 감소하고, 심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특히 좌심실의 끝부분(심첨부)이 부풀어 올라 전형적인 '타코츠보' 모양으로 변형된다. 이 상태는 관상동맥이 막혀 발생하는 일반적인 심장마비와는 다르다. 상심 심장증후군에서는 관상동맥의 폐색은 관찰되지 않으며, 심장의 기능적 장애가 주된 문제다.

그럼에도 상심 심장증후군의 증상은 일반적인 심장마비와 거의 동일하다. △흉통: 가슴이 쥐어짜는 듯한 강한 통증이 가장 흔한 증상이며 △숨이 차거나 가쁜 호흡 곤란이 나타나고, △팔과 어깨로 방사되는 통증이 생긴다. 심장에서 시작된 통증이 팔, 어깨, 등으로 퍼질 수 있다. △혈압이 낮아져 어지럼증을 동반할 수 있고 △ 심장이 두근거리고 빠르게 뛰는 심계항진이 생긴다. △심한 경우 실신 및 의식 저하가 나타난다.

상심 심장증후군은 심장마비와 유사해 심전도, 혈액, 심초음파검사, 관상동맥조영술, 심장MRI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대개 일시적인 상태이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 치료는 심장의 기능을 안정시키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산소 공급이나 필요에 따라 이뇨제나 혈압 강하제를 투여해 심부전을 관리한다. 평소 스트레스 관리와 심리 치료를 병행해 재발 위험을 줄여야 한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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