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딥페이크 성범죄를 놀이문화로 인식…AI 리터러시 교육을”

대한성학회 추계학술대회 개최

윤정숙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범죄분석조사연구실장이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청소년들의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을 위해 인공지능(AI)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AI에 친화적이고 대수롭지 않게 활용하는 연령층인 만큼 그에 대한 윤리적 사고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정숙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범죄분석조사연구실장은 17일 열린 2024 대한성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딥페이크 성범죄’를 주제로 발표했다.

윤 연구원은 “미성년자들의 범죄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합성을 위해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지만, 오늘날에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딥페이크봇 등을 통해 허위 영상물을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딥페이크 성범죄 가해자 가운데 10대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

그는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딥페이크 성범죄에서 10대 피의자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2021년 65.4%였던 10대 피의자는 2022년 61.2%, 지난해 75.8%, 올해 7월까지 73.6%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윤 연구원은 10대 청소년들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는 점과 아직 자아 형성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현재 10대 청소년들은 컴퓨터나 휴대전화,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환경을 태어나면서부터 생활처럼 사용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다”면서 “아이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코딩을 배우고 학습하며 인공지능에 친화적인 세대로 성장했다. 기술에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상태에서 범죄에 대한 접근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대 청소년기에는 성적 호기심이 많고 미성숙한 자아가 형성돼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기술을 활용한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어른들이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누구든 무심코 잠재적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딥페이크 성범죄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짓궂은 놀이문화 정도로 인식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진단했다. 이에 윤 연구원은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청소년의 윤리적 사고능력을 키우는 인공지능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인공지능 기술의 잠재적 위험성이나 윤리적 측면을 포함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리터러시 교육을 해야 한다”며 “또한 인공지능과의 상호작용에서 자아통제력을 길러 필요에 따라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윤 연구원은 “정부가 인공지능을 향한 시선을 바꿔야 한다”며 “정부가 디지털역기능대응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12억여원을 삭감한 30억여원만 반영했다. 기술강화에만 중점을 두고 역기능 방지에는 관심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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