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균은 어떻게 우리 몸의 방어막 뚫을까? (연구)

염증 일으키고 아미노산 흡수 방해해 장 내 화학구성 바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식중독의 주요 원인인 살모넬라균이 어떻게 우리 몸의 장내 유익균의 방어막을 뚫고 소장에 침투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UC데이비스)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소화기관에는 수조 개의 박테리아가 서식하고 있다. 이 중 다수는 유해한 병원균과 싸우는 데 도움이 되는 단사슬지방산(SCFA)을 생성한다. 살모넬라균은 이러한 보호 화합물의 보호막을 뚫고 장내로 들어가 성장하고 퍼진다. 살모넬라균은 어떻게 이 방어 물질을 우회하는 걸까?

연구책임자인 UC데이비스 의대의 안드레아스 바움러 석좌교수(미생물학 및 면역학)는 “살모넬라균은 소장을 통해 침범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살모넬라균이 주로 복제되는 부위는 소장이 아니라 대장”이라고 밝혔다. 바움러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살모넬라균이 장의 영양 균형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해답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살모넬라균은 소장에 침투해 장 내벽에 염증을 일으키고 음식에 들어있는 아미노산이 정상적으로 흡수되는 것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전체 장내 영양소의 불균형이 발생한다.

이러한 불균형은 살모넬라균이 자신들의 성장을 억제하는 장내 유익균의 단사슬지방산을 무력화시키고 대장(결장)에서 생존하고 증식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제공한다. 결국 연구진의 설명에 따르면 살모넬라균이 소장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은 결장에서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얻기 위해서다.

연구진은 살모넬라균이 장의 화학적 구성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조사하기 위해 생쥐 모델의 소장과 대장의 아미노산 흡수를 추적했다. 그 결과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생쥐의 아미노산이 혈액으로 흡수되는 양이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제로 두 가지 아미노산인 라이신과 오르니틴이 감염 후 장 내 많이 남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아미노산은 살모넬라균의 산염기(pH) 항상성을 유지시킴으로써 단사슬지방산의 성장 억제 효과를 차단해 살모넬라균의 생존을 돕는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바움러 교수는 “살모넬라균이 장내 영양 환경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는 영리한 방법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몸이 대장에서 아미노산 흡수를 어렵게 함으로써 대장의 환경을 살모넬라균에게 유리하게 바꾼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살모넬라균이 라이신과 같은 주요 아미노산을 분해하는 효소를 활성화하기 위해 자체 독성 인자(질병 유발 분자)를 사용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살모넬라균이 단사슬지방산의 보호 효과를 피하고 장에서 더 쉽게 자라는 데 도움이 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이 발생하는 동안 장내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장내 미생물을 보호하고 이러한 감염을 예방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논문의 주저자인 UC데이비스의 로렌 래들린스키 박사후연구원(미생물학 및 면역학)은 “병원균이 숙주의 시스템을 조작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 숙주의 자연 방어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pnas.org/doi/10.1073/pnas.241723212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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