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에는 미국인 5명 중 4명이 뚱보”
무려 2억6000만 명에 해당…광범위한 만성질환과 의료비 폭등 우려
현재 추세가 유지된다면 2050년에는 미국 성인 5명 중 4명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될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랜싯(The Lancet)》에 발표된 ‘글로벌 질병 부담 연구 협력자 네트워크(GBD Study Collaborator Network)’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25세 이상 미국인 약 2억1300만 명이 25년 이내에 과체중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5세~24세의 어린이와 청소년 4500만 명 이상도 과체중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 심각한 것은 과체중보다 비만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란 점이다. 2050년까지 미국 성인 3명 중 2명, 10대 3명 중 1명, 어린이 5명 중 1명이 비만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미국 워싱턴대 건강측정평가연구소(IHME)의 엠마누엘라 가키두 교수(보건정책학)는 이러한 체중증가가 미국에서 만성 질환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과체중과 비만은 당뇨병, 심장마비, 뇌졸중, 암, 정신건강 장애, 조기사망 등을 유발한다”며 “전체 어린이와 청소년의 절반 이상을 포함해 미국 내 2억6000만 명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의료시스템의 부하와 경제적 비용이 함께 치솟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주요 국가 감시 조사 데이터를 포함한 134개의 고유한 데이터 소스를 결합해 미래의 과체중 및 비만율을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2021년 현재 미국 성인 인구의 거의 4분의 3이 과체중 또는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만은 1990년과 2021년 사이 남성(19%→42%)과 여성(23%→46%) 모두에서 2배로 빠르게 증가했다. 가키두 교수는 “과체중과 비만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수십 년간의 실패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특히 미국 남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비만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웨스트버지니아주와 켄터키주 남성의 3분의 2와 남부 12개 주 여성의 3분의 2는 2050년까지 비만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미시시피, 웨스트버지니아, 아칸소, 일리노이 주의 비만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비만이 되는 나이도 점점 더 어려졌다. 1960년대에 태어난 여성 5명 중 2명은 45세가 됐을 때 비만이었지만 1980년대에 태어난 여성은 30세에 같은 비율로 비만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새로운 분석에 따르면 1990년과 2021년 사이에 미국에서 10대 비만율은 남학생의 경우 9%에서 23%로, 여학생의 경우 10%에서 29%로 급증했다. 2021년 현재 약 1500만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2100만 명 이상의 청년이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추정됐다. 또 2050년까지 330만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 340만 명의 청년이 추가로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추세를 막기 위해서는 정책 입안자들은 사람들에게 덜 먹고 운동하라고 말하는 것 이상으로 건강한 체중을 촉진하는 방법에 집중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연구진의 일원인 IHME의 마리 응 교수는 “과체중과 비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위고비와 젭바운드 같은 최신 체중 감량제에 대한 수요가 확실히 증가하겠지만 그것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비만 전염병을 역전시키기 위해선 신체 활동 수준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안전하고 걷기 좋은 동네에 대한 투자,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건강한 음식 제공, 식품 및 마케팅 산업 규제,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식품 시스템의 달성” 등을 꼽았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4)01548-4/fulltext)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