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면 짜증나서?"...지칠 때 주변에 못되게 구는 이유는?

자기 통제에 필수적인 뇌 영역 약화로 공격적 행동 나타나게 돼

장기간의 정신적 피로는 자기 통제 능력에 필수적인 뇌 영역을 약화시켜 더 공격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잠을 쫓아가며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시험 공부할 때 평소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화를 잘 내게 된다. 왜 그럴까.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의 정신적 피로는 자기 통제 능력에 필수적인 뇌 영역을 약화시켜 더 공격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루카 고등연구원 IMT 학교의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게임을 하기 전에 정신적으로 지치게 하는 1시간짜리 일련의 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이 과제를 하는 동안 참가자들은 적대적인 환경 상황에서 제한된 자원을 공유해야 하며, 협력하거나 양쪽 모두 자원을 잃을 수 있는 횡포한 행동을 하는 것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게임하는 동안 뇌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 인지 피로를 겪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과제를 수행하며 인지 피로를 겪은 참가자들은 훨씬 더 비협조적이고 적대적이었다. 구체적으로 평화로운 협조율에서 ‘피로 없음’ 그룹은 86%인 반면 ‘피로한’ 그룹은 41%였다. 정신적으로 피로한 참가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당히 비협조적이 됐다. 계획을 세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같은 실행 기능 업무를 45분만 해도 사회적 상황에서 공격적인 행동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게임하는 동안 피로한 그룹은 전두엽 피질의 일부 ​​영역에서 전형적인 수면파가 나타나는 영역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한 번에 여러 가지 어려운 결정을 내리면 자기 통제를 담당하는 뇌 영역이 마모돼 잠들게 되고 공격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 저자인 피에트로 피레트리니 박사는 “이번 결과는 특정 뇌 영역의 대사적 고갈이 의사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의사 결정을 하기 전에 잠깐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는 통념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라며 “뇌가 피곤할 때 자신의 이익과 반대되는 선택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대부분의 범죄 행위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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