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가 '이 성병' 더 잘 걸린다?"...성관계 말고 일상에선 男이 더 취약, 왜?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대해 꼭 알아야 할 7가지 사실들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성매개 감염 중 하나로 국내에서도 유병률이 높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성매개 감염 중 하나로 국내에서도 유병률이 높다. 많은 사람이 HPV를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고 있지만, 이외에도 건강상 미치는 영향은 훨씬 더 넓다. 다음은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이 소개한 HPV 바이러스의 치명적인 위험과 예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1. 성관계 이외의 경로로도 감염 
HPV는 미국에서 가장 흔한 성병 중 하나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약 7,900만 명이 HPV에 감염됐다. 거의 모든 성인이 일생 중 한 번은 HPV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성관계를 통해서만 감염된다고 믿고 있지만, 생식기 및 구강 영역에서 피부와 피부 접촉을 통해 전염될 수도 있다.

대한부인종양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18세 이상 여성의 약 34.2%가 HPV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되며 특히 30세 이하 젊은 층에서 감염률이 높게 나타났다. 여성의 생식기는 점막 조직이 많아 HPV 바이러스가 피부 접촉을 통해 감염되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성관계 시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남성의 경우, 국내 통계는 부족하지만 CDC의 자료에 따르면, 25~49세 남성의 HPV 감염률이 45% 이상으로 여성보다 높다. HPV 감염이 성관계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경로로도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구강 HPV 감염률이 여성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구강 내 위생 관리, 흡연 또는 음주 습관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남성은 헬스장, 운동 시설, 스포츠 클럽 등에서 공용 샤워실, 탈의실, 운동 기구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을 수 있다. 남성이 수건이나 면도기, 비누 등을 공유할 때 감염자가 사용하는 물품을 통해 HPV가 전파될 가능성도 높다.

2. 200종이 넘는 HPV 변종 중 일부만 암 유발
약 40종류는 생식기 감염과 관련이 있고, 약 12종의 HPV 변종만이 암을 일으킨다. 그중에서도 HPV 16형과 18형이 자궁경부암의 약 70%를 차지한다. 일부 변종은 사마귀만 유발하고, 또 일부는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

3. HPV는 자궁경부암 외에 다른 암도 유발
HPV는 자궁경부암뿐 아니라 항문암과 인두암(목구멍 뒤쪽의 암)의 주요 원인이다. 또한, 음경암과 외음부암의 약 절반, 질암의 약 2/3가 HPV와 관련이 있다.

4. HPV는 남성에게도 위험
2013년 배우 마이클 더글라스가 HPV로 인한 인두암에 걸렸다고 밝히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실제로 흡연을 하지 않는 35~55세 백인 남성은 HPV에 의한 구강암과 인두암 발병 위험이 여성보다 4배 높다. HPV는 드물게 음경암과 항문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앞서 말한 것 처럼 HPV는 구강과 인후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구강 내 감염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주로 구강 접촉이나 감염자의 구강 내 바이러스와의 간접적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구강 및 인후 감염에서 남성이 더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이유는 현재 명확하지 않으나, 구강 내의 면역 반응 차이나 생활 습관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남성 간의 성 접촉이나 여러 파트너와의 성 접촉은 남성에서 HPV의 구강 및 인후 감염 확률이 높아지는 원인 중 하나다.

여성은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진을 통해 HPV 감염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반면, 남성의 경우 HPV 관련 암에 대한 정기 검사나 진단 방법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덜 발견되는 양상을 보인다.

5. HPV 검사 결과가 혼동을 줄 수도
HPV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법이 있지만, 결과가 암 발병 위험을 정확히 예측하지는 않는다. 또 다수 바이러스는 수년간 휴면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당장의 결과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경우도 있다. HPV 감염은 면역 시스템 덕분에 자연스럽게 소멸되므로, 감염된 후 몇 년 지나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HPV 검사는 암 발병 가능성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6. 조기 발견이 중요
여성은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남성과 여성 모두 HPV 관련 암의 징후를 알아두면 조기에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HPV는 증상이 없고, 대부분의 경우 면역 체계가 회복을 돕기 때문에 보유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자궁경부암= 자궁경부암 검사는 21세부터 시작해야 하며, 21~29세 여성은 3년마다 자궁경부암 검사를 권장한다. 30세 이상은 자궁경부암 검사와 HPV 검사를 병행해 5년마다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외음부암 및 질암= 공식적인 검사법은 없으나, 피부 변화, 가려움, 출혈, 비정상적인 분비물, 골반 통증 등 신체 변화를 주의해서 관찰해야 한다.

인두암= 표준화된 검사는 없지만, 입안이나 목구멍에 빨간색, 흰색, 검정색 반점이 생기거나, 삼킬 때 통증, 지속적인 인후염 등의 증상이 있으면 주의해야 한다.

음경암= 정기 검사법은 없다. 음경의 상처나 비늘 같은 변화가 있으면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하다.

항문암= 정기 검사는 없지만, 필요에 따라 항문암 검사를 통해 세포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7. HPV 감염 위험을 줄이는 방법
HPV는 피부 접촉을 통해 전파되므로 콘돔이 완전히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성 파트너가 많을수록 HPV 감염 위험이 커지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HPV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질병관리청의 지침에 따르면, HPV 백신의 첫 접종 연령을 9세에서 14세로 설정하고, 이 연령대에서는 2회 접종을 권고한다. 만 15세 이상의 경우에는 3회 접종이 권장된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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