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귀환에 힘받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삼바·삼바에피스·셀트리온 수혜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6일 팜비치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당선함에 따라 가장 수혜 입을 기업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꼽혔다. 생물보안법 시행뿐 아니라 고환율 기조의 이익도 누릴 수 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맞이하는 동시에 도전 과제에도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CDMO(위탁개발생산)와 바이오시밀러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트럼프 2기 정책 중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경제 회복과 산업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미국 우선주의다. 특히 중국 의존도 완화를 위해 반(反)중국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는 대선에서 승리해 당선되면 의약품을 비롯한 필수 상품의 중국산 수입 중단을 목표로 4개년 계획을 도입하겠다고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생물보안법 기조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물보안법은 중국 우시앱텍, 우시바이오로직스, 베이징게놈연구소 등 중국 바이오텍이 미국 내 의약품 생산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의 법이다. 중국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면 한국 기업들이 그 빈자리를 채울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코트라의 ‘2024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경제 통상정책 방향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는 “미국 바이오제약사의 26%가 중국 파트너와 협력 중단을 고려 중”이라며 “미국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 노력이 한국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국내 CDMO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생물보안법 시행 때 중국 CDMO를 활용하던 글로벌 제약사들이 새로운 파트너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CDMO 회사 특성상 수출 비중은 높은 데 반해 생산 비용은 원화로 발생하기 때문에 고환율 기조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

김민정 DS 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의 수혜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추천한다”며 “우선 CDMO는 재화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관세 이슈에서 자유로우며,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경우 매출에 직접적인 상승을 일으킬 수 있어 가장 큰 수혜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회사들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2기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메디케어(미국 의료보험) 지출 상위 품목에 대해 직접 약가를 인하하는 방식인데, 그간 신약개발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신 경쟁을 촉진해 시장 구조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약가를 낮출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나 제네릭 등 저가의약품의 사용을 장려함으로써 시장 경쟁 강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도 시장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다만 해당 정책이 지속되면 이들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품질력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은) 경쟁과 투명성 제고를 통한 간접적인 약가 인하를 선호함에 따라 국내 바이오시밀러의 도입 확대와 경쟁 심화가 공존한다”며 “역량을 내재화하고 직판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한 기업에 기회 요인이 존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생물보안법은 사실 민주당이나 공화당 모두 지지했기 때문에 트럼프가 집권하더라도 큰 흐름은 계속될 것 같다”며 “국내 CDMO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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