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만 움직이면 된다, 격렬하게"...약 없이도 혈압 뚝 떨어뜨린다
하루 만에 수축기 혈압 0.68mmHg, 이완기 혈압 0.54mmHg 떨어져
평균적인 삶을 꾸리는 사람이 운동을 하루 5분 이상 더 하기만해도 혈압을 꽤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은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한 남녀 1만4761명(평균 나이 54.2세)에게 평소 생활습관에 더해, 운동 등 신체활동을 하루 5분 이상 추가하게 한 뒤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참가자에게 활동추적기(허벅지 착용 가속도계), 혈압 측정기 등을 나눠줬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매일 수면, 앉아서 지내는 행동, 느리게 걷기(분당 100보 미만), 빠르게 걷기(분당 100보 이상), 서 있기, 상대적으로 더 격렬한 운동(달리기, 자전거타기, 계단오르기) 등 6가지 주요 활동에 대한 참여도를 기록하게 했다.
참가자는 매일 평균적으로 7시간의 수면, 10시간의 앉아서 지내는 행동, 3시간의 서 있기, 1시간의 느린 걷기, 1시간의 빠른 걷기, 16분의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처럼 평균적인 삶을 꾸리는 남녀가 평소의 활동량이 적은 행동을 5분 이상의 더 격렬한 운동으로 대체할 경우 혈압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 만에 수축기 혈압(높은 수치)이 0.68mmHg, 이완기 혈압(낮은 수치)이 0.54mmHg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등 신체활동이 혈압약처럼 각종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고 혈압을 ‘건강하게’ 신속히 떨어뜨릴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표된 이탈리아 피사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네 가지 성분의 혈압약(혈압강하제)을 한 알로 묶은 '4제 복합제(QUADRO)'를 8주 동안 복용한 결과 수축기혈압이 평균 20.67mmHg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혈압 강하 효과가 큰 대신, 각종 부작용을 피하기 힘들다. 참가자의 평균 나이는 57세(여성이 47%)였고 임상시험 시작 때의 평균 혈압은 수축기혈압 150.3mmHg, 이완기혈압 90.0mmHg였다.
수축기 혈압을 2mmHg, 이완기 혈압을 1mmHg 낮추면 심장병, 뇌졸중 등 심혈관병 위험을 10% 낮출 수 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조 블로젯 박사(스포츠운동건강연구소)는 “하루 10~20분에 걸쳐 (중등도 이상 격렬한) 운동을 꾸준히 하면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의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등 운동과 심부름, 정원 가꾸기, 집안 청소 등 모든 중등도 이상 격렬한 신체활동이 혈압을 낮추는 데 좋다. 특히 개인의 신체 능력에 관계없이 혈압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데 썩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고혈압은 전 세계적으로 약 13억 명에게 영향을 미친다. 각종 질병으로 인한 조기 사망의 큰 원인이다. 이번 연구에는 호주 시드니대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Device-Measured 24-Hour Movement Behaviors and Blood Pressure: A 6-Part Compositional Individual Participant Data Analysis in the ProPASS Consortium)는 국제학술지 ≪순환(Circulation)≫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