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에게 모유수유도"... 20대女 8명 자녀 진짜가 아녔네, 무슨 심리?
실제처럼 생긴 인형들에 강한 애착 느끼는 여성...아기들 입양한 엄마처럼 육아 행동
젖을 물려 모유수유를 하고 유모차에 태우고, 음악 들려주고, 디즈니 만화 보여주고..., 아기들에게 해주는 이런 육아 행동들을 인형에게 그 에너지를 쏟고 있는 20대 여성의 사연이 화제다.
미국 롱아일랜드에 사는 28세 켈리 화이트는 유튜브에서 리본 인형(reborn doll) 컬렉션을 소개하는 영상을 본 후, 실제 어린아이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인형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원래 캐릭터 복장으로 행동하는 취미활동 '코스튬 플레이(costume play)'를 좋아하는 그는 인형을 소품으로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애착을 느끼기 시작했다.
지난 1년 동안 켈리는 약 2000달러(한화 약 260만 원)를 지출해 인형 컬렉션을 8개로 늘렸다. 처음에는 인형에게 자신의 젖을 물려 직접 모유 수유를 하기도 했다. 지금은 밀가루와 물로 만든 '우유'를 사용해 병으로 먹인다. 이에 켈리는 “8살 때부터 엄마가 되고 싶었다. 인형이 마치 입양한 자식처럼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인형을 위한 옷과 침대를 마련하고 있었다. 인형들은 나에게 편안함을 준다. 마치 엄마가 된 것처럼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켈리는 2023년 10월 영상에서 인형을 처음 보고, 첫 번째 인형인 ‘제니퍼’를 구입했다. 제니퍼는 키가 39인치(약 99cm)로, 침대도 따로 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이기도 한 켈리는 틱톡 크리에이터 펀드로 돈을 번 후, 올해부터 컬렉션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현재 켈리의 인형들은 2살 정도의 모습으로, 서머, 쌍둥이 몰리와 앤서니, 애슐리, 엘리자베스, 마이클, 아담이 있으며, 이달 중으로 ‘에밀리’라는 새로운 인형을 추가할 계획이다.
켈리는 대부분의 인형을 거실에 있는 침대에 두고 있으며, 아기 아담과 제니퍼는 자신의 방에 두고 있다. 그는 인형들에게 아침을 차려주고 모두 옷을 입힌다. 인형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저녁 7시가 되면 모두 잠자리에 들 준비를 시키고, 오카리나로 노래를 연주해준다. 더블 유모차를 사용해 인형을 돌아가며 공원이나 식당에 데리고 나가기도 한다.
그는 실제로 아이를 입양하고 싶지만 현재 직장을 찾지 못해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대신 인형들과 함께 연습을 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인형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보니 주위에서 부정적인 시선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는 “일부 사람들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리본 인형과 노는 여성은 이상하다’는 식의 댓글을 받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냥 쳐다보거나 ‘좀 소름끼친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처음 제니퍼를 구입했을 때 나도 비밀로 하고 싶었다. 그냥 내 아이였으면 했다. 나는 입양 엄마다”고 말했다.
이같은 켈리의 인형에 대한 강한 애착과 일상적인 돌봄 행동은 상실감이나 애착 결핍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켈리는 어릴 때부터 엄마가 되는 꿈을 꾸어 왔다고 고백하며, 인형을 통해 "입양한 아이"처럼 애정을 표현했다. 이는 어릴 때 충분한 애착 경험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애정과 돌봄에 대한 욕구가 대체 애착 대상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인형에 대한 강한 애착은 사회적 관계에서 느끼지 못한 정서적 안정과 애착의 대리 경험을 통해 만족감을 추구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인형을 자신의 아기로 보고, 모유수유, 나들이, 음악들려주기 등 엄마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 역할 놀이를 통한 정서적 보상으로도 보여진다. 자녀를 갖고 싶은 꿈이 있지만 현재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실제로 자녀를 가질 수 없다는 상실감이 인형 돌보기로 전환된 것이다.
켈리에게 이러한 행동이 심리적으로 도움이 되고 안정을 준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형에게 투영한 대체적 애착이 현실에서의 관계 형성을 방해하거나,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정서적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