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이 술취한 것 처럼 걷더니"...얼굴 한쪽 처져 결국 ‘이 병’, 무슨 사연?

균형감각 떨어져 비틀거리고 놀이터에서 넘어져...얼굴 한쪽 처지더니, 다섯살 여아 결국 뇌종양 진단받아

술 취한 사람처럼 걷던 5살 영국 꼬마가 결국 뇌종양 판정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영국 매체 미러, 더선 보도 갈무리]
술 취한 사람처럼 걷던 5살 영국 꼬마가 결국 뇌종양 판정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올리비아 자보(5)는 작년 9월부터 이상하게 걷기 시작했다. 술에 취한 사람처럼 몇 주 동안 걸음걸이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올리비아의 어머니 메리에타는 “다섯 살 짜리가 술을 마실 리가 없는데 취한 사람처럼 걷다가 자주 넘어졌다”고 설명했다.

올리비아는 놀이터에서 넘어져 부상까지 입었다. 집에서도 걸을 때 벽을 잡아야 할 정도로 균형감각이 떨어졌다. 별다른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약 3개월이 흘렀다. 12월의 어느 날, 메리에타는 올리비아의 얼굴에서 미묘한 변화를 감지했다. 올리비아의 얼굴 한쪽이 처진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무언가 잘못됨을 느낀 메리에타는 올리비아를 급히 응급실로 데려갔다. 검사 결과 올리비아는 뇌종양으로 진단받았다. 뇌 뒤쪽에 커다란 종양이 있는 상태였다. 이후 올리비아는 7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지만 종양이 완벽하게 제거되진 않았다. 남은 종양의 치료와 관리를 위해 18개월 동안 화학요법이 필요하다는 말도 들었다.

올리비아는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내년 8월까지 화학요법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후 9살이 될 때까지 6개월마다 화학요법을 받고 16세까지는 매년 MRI를 찍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에타는 “언젠가 딸이 평범한 아이처럼 자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린이 사망 원인 중 하나인 ‘소아 뇌종양’...우리나라에도 소아암 중 약 13% 차지

뇌종양은 뇌 자체 또는 뇌를 둘러싸고 있는 뇌막 등 주변 조직에 생긴 종양이다. 위 사연처럼 어린이도 걸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 사망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백혈병 다음으로 어린이에게 잘 생기는 병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21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소아암 937건 중 뇌종양은 125건으로 13.3%를 차지했다.

뇌종양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 화학적 발암물질, 바이러스, 방사선, 외상 등이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 아주 어린 나이에 생긴 뇌종양은 환경적 요인보다는 유전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통·한쪽 얼굴과 팔다리 마비 등 증상...영유아 이유없이 보채고 잦은 구토한다면 뇌종양 의심

소아 뇌종양도 일반 뇌종양과 증상은 비슷하다. 증상은 뇌종양이 생긴 위치와 종양이 자라는 모양 등에 따라 다르지만 두통이 흔히 발생한다. 특히 아침에 두통이 심하다. 두통과 함께 구토 또는 앞이 잘 안 보이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뇌압이 올라간 상태이므로 즉시 병원에 갈 필요가 있다.

두통이 전혀 없이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가 마비되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간혹 뇌종양으로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성격의 변화를 겪기도 한다.

치료는 종양의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양성 뇌종양은 성장 속도가 느리고 주위 조직과의 경계가 뚜렷해 수술을 미루고 경과를 지켜보기도 한다. 반면 악성 뇌종양은 빠르게 성장하고 주변으로 전이된다. 정상 뇌 조직과의 경계도 불분명해 치료가 어려워 수술, 화학요법 등이 이뤄진다.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면 위 사연처럼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가 진행될 수 있다.

어린이는 아프다는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해 병원을 찾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이 점을 고려해 부모가 평소 자녀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 영유아가 이유없이 보채거나 잦은 구토 등 증상을 보인다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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