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불순에 자궁내막증까지?"...혹시 '이 영양제' 많이 먹었나?

자궁내막증 관련 효소에 영향 미쳐

자궁내막증은 자궁 조직이 자궁 밖에서 자라는 병이다. 심한 통증을 일으키고 생식 능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양제인 아연을 많이 먹으면 자궁내막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의 샘(gland)과 기질(stroma) 조직이 자궁이 아닌 다른 부위에서 증식하는 병이다. 각종 통증을 동반해 여성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며 가임 능력을 줄이는 만성질환으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아연은 인슐린 생산부터 면역 체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체 기능에 필수적인 미량 미네랄이다. 또 호르몬 조절, DNA 및 단백질 합성, 세포 분열 및 성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우리 몸에는 저장되지 않는 아연을 식단이나 영양제를 통해 섭취하고 있다. 아연을 많이 섭취하면 생리에 이상이 생긴다는 건 알려져 있다.

중국 난닝대 연구진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20세에서 54세 사이의 미국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데이터를 분석해 아연과 자궁내막증과의 관계를 밝혀냈다.

연구진은 약물 및 식이 보충제, 연령, 체질량 지수, 신체 활동 수준, 흡연 여부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최종 샘플 4315명을 골라 분석한 결과 이중 331명(7.7%)이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았다는 걸 알아냈다. 샘플의 약 64%가 과체중, 39.4%가 흡연자였고 47%가 식이 보조제를 복용해했다. 나이대는 53%는 40세 미만, 33%는 40-50세, 14%는 50세 이상이었다.

연구진은 처음에 아연 섭취량이 많으면 자궁내막증 위험이 낮아질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하지만 아연을 더 많이 섭취하면 그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연을 매일 14mg 이상 섭취한 여성은 8mg 이하를 섭취한 사람에 비해 자궁내막증 위험이 6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아연을 8~4mg 섭취하는 여성은 자궁내막증 위험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아연은 신체의 면역 반응을 관리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자궁내막증 발병에 기여할 수 있다. 또 조직 복구와 성장에 중요한 매트릭스 메탈로프로테이나아제(MMP)라는 효소를 제어한다. 자궁내막증이 있는 여성은 특정 유형의 효소, 특히 MMP-2 및 MMP-9 수치가 더 높을 수 있다.

여성 건강 영양사인 엘리자 휘태커는 ”이 효소가 자궁 내막 조직을 원래 자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MMP가 세포 외 기질(주변 조직 구조)을 분해해 특정 염증 분자의 방출을 촉진하고 자궁 내막 세포가 인근 조직으로 퍼지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연 수치가 낮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했다“면서 ”아연은 몸에 흡수돼 단백질인 메탈로티오닌과 결합하며 만성 염증이 있을 때 메탈로티오닌의 양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메탈로티오닌이 아연을 가두면 특정 효소의 작용을 돕고 MMP를 차단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아연의 양이 줄어든다.

자궁내막증은 면역 기능 장애와 만성 염증과 관련이 있다. 자궁내막증은 에스트로겐과도 밀접한 관련 있다. 고용량 아연은 체내 호르몬 균형을 교란하는 내분비 교란 물질이 될 수 있다. 이 질환은 자궁 외부의 자궁 내막 세포 성장과 관련이 있다. 가임 가능 여성의 6~10%에게 영향을 미치며 통증 불임 등 잠재적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연구진은 매일 아연 8mg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이는 임신하지 않은 여성에게 일일 아연 섭취량 8mg을 권고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가이드라인과 일치한다. 임산부의 일일 권장 섭취량은 11mg이다.

이 연구는 ‘Exploring the link between dietary zinc intake and endometriosis risk: insights from a cross-sectional analysis of American women’란 제목으로 논문 리뷰 사이트인 ‘BMC Public Health’에 실렸으며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보도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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