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양 20% 늘어나"...잠 못자면 살찌는 이유는?

잘 자야 몸 기능 잘 돌고 배고픔 덜 느껴

잠자리에서 기분좋게 일어나고 있는 여성
잠을 잘 자야 공복감을 덜 느끼게 돼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잠을 자는 일, 즉 수면은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적정 체중을 유지하려면 잠을 잘 자는 게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잠을 충분히 자야 몸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가동돼 배고픔을 덜 느끼고 결과적으로 건강한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프랑스 디종에 있는 유럽미각과학센터 연구팀은 정상 체중의 건강한 남성 12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을 조절했을 때 음식 섭취와 에너지 소비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첫 날은 자정부터 아침 8시까지 8시간 동안 잠을 잤고 다음 날은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만 잠을 잤다. 연구팀은 이들의 수면 시간만 차이 나게 하고 잠에서 깬 뒤 음식을 마음껏 먹게 하는 등 일상생활은 평소처럼 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 사람들은 잠을 4시간만 잤을 때 배고픔을 강하게 느끼고 음식도 더 많이 먹었다. 잠을 4시간만 잤을 때는 8시간 잤을 때보다 평균 560kcal(평소 먹는 양의 22%)를 더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똑같은 사람이 잠이 부족할 때 더 먹게 되는 이유를 포유동물의 진화 방식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포유동물은 낮이 길고 밤이 짧으며 식량이 풍부한 여름철에 영양분을 되도록 체내에 많이 저장하도록 진화했다.

따라서 잠이 부족해서 낮이 길어질 때 음식을 더 먹게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 과거 연구에서도 잠을 덜 자면 쉽게 살이 찐다는 사실은 자주 보고돼 수면 부족이 현대의 비만 증가 환경 요소로 지목돼 왔다.

이번 연구는 몸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충분히 자야한다는 사실을 명백히 해준다. 또 정상체중에 건강한 사람도 잠이 부족하면 더 먹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잠자는 시간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음식량을 조절하고 기억력을 높이는 등 여러 가지 필요한 일을 잘하도록 몸을 복구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Acute partial sleep deprivation increases food intake in healthy men)는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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