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성애자" 베컴 아들과 사귀었던 클로이...성적 취향 왜 바뀌는 걸까?

이성애자에서 동성애자로 커밍아웃 공식선언한 클로이 모레츠...개인의 성적 취향 변화에 미치는 요인들

할리우드 배우 클로이 모레츠가 최근 자신을 동성애자(gay woman)라며 공식적으로 성정체성을 드러냈다. 2014년~2018년까지 세계적 축구스타 베컴의 아들인 브루클린 베컴과 연인관계였던 클로이는 이후 동성인 모델 케이트 해리슨과 교제를 시작하기도 했다.[사진= 영국 일간 미러/ Getty]
유명 할리우드 배우 클로이 모레츠가 최근 자신을 '동성애자(gay woman)'라며 공개적으로 성 정체성을 드러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다. 2014년~2018년까지 세계적 축구스타 베컴의 아들인 브루클린 베컴과 연인관계였던 클로이는 이후 동성인 모델 케이트 해리슨과 교제를 시작하기도 했다. 2024년 4월에 케이트와 커플링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약혼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동성애자임을 선언한 적은 없다.

이번에 공식 커밍아웃한 클로이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카말라 해리스에게 투표한 이유로 여성의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과 LGBTQ+ 커뮤니티에 대한 법적 보호의 필요성을 꼽았다. 자신이 동성애자로서 이 보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여성으로서 내 신체에 대한 결정은 나와 내 의사에게만 달려 있어야 하며, 카말라 해리스가 이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언급했다.

클로이가 표현한 '게이 우먼(gay woman)'은 영어권에서 '레즈비언(lesbian)'이라는 단어보다 더 편하게 받아들이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게이'는 그 용어 자체로 남성과 여성 모두가 사용하는 포괄적인 단어로 LGBTQ+ 커뮤니티에서 널리 사용된다.

후천적 동성애, 어떤 요인으로 성적 지향 변하는 걸까?

이쯤에서 호르몬에 변화가 있는 것인지 무슨 이유로 이성애자에서 동성애자로 변할 수 있는 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많다. 커밍아웃한 클로이처럼 성적 지향이 변하는 요인에는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정 성적 지향을 단일한 의학적 이유로 변한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접근일 수 있다. 과학계에서는 성적 지향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일부 사람들에게는 유동적인 특성을 보인다는 연구가 있다. 이는 성별, 문화, 개인적 경험 등 다양한 요인과도 연관이 있다.

‘성 연구(Sex Research) 저널'에 발표된 미국 버지니아 공대 리스틴 캐슬레 교수팀에 따르면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로 나뉘어 있는 전통적인 성적 지향 구분 방법은 생애 전반의 성적 지향을 대표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적 지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성적 지향의 변화를 겪는 사람들을 보면, 청소년기 후반부터 20대 초반, 20대 초반에서 20대 후반까지 성적 끌림과 성적 파트너, 성 정체성의 변화가 가장 컸다. 성적 지향의 변화는 청소년기부터 성인기까지 지속됐으며 특히 여성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남성보다 더 유동적이었다. 20대 초반은 성적 지향 발달에 매우 역동적인 시기로, 독립성이 높아진 시기이고 더 자유로운 환경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동성에 대한 의문과 호기심을 더 쉽게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장기적이고 헌신적인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 동성에 대한 매력이 감소하기도 한다.

호르몬 변화에 따라 성적 흥미 달라지고, 뇌가 경험에 따라 변형돼 성적 지향에 영향 주기도  

이렇게 성적 지향 변화에 미치는 대표적인 요인들을 살펴보면 먼저, 호르몬 수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특정 호르몬 수치 변화가 성적 매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옥시토신 등에 의해 흥미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호르몬들은 성적 흥미와 성적 지향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일생 동안의 변화나 특정 상황에서의 변화가 성적 매력이나 관심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경과학적 부문에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성적 지향과 뇌 구조의 연관성은 신경과학에서 오랫동안 연구되어 온 주제다. 신경학적 요인 중 뇌의 특정 영역과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이 성적 지향과 성적 매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론이 있다. 특히, 시상하부, 전측대상피질, 편도체, 미상핵과 같은 영역이 성적 매력 및 지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시상하부는 성적 행동과 성적 흥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의 시상하부 크기와 구조에 차이가 있으며, 성적 지향에 따라 이 영역의 크기와 기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감정, 의사 결정, 사회적 신호 처리와 관련이 있는 전측대상피질 영역도 특정한 성적 자극에 대한 감정적 반응을 조절하는 데 관여한다. 성적 지향에 따라 이 영역의 반응 패턴이 다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살면서 성적 취향이 변하는 것은 뇌가 경험에 따라 변형되고 재구성되는 능력인 신경 가소성에 기초한다는 주장도 있다. 신경 가소성은 학습과 경험, 환경적 요인에 따라 뇌의 구조와 기능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적 지향이나 매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특정한 사회적 환경, 인간관계, 감정적 경험 등이 반복되면서 뇌의 신경 회로가 재조정될 수 있다. 특정 성별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이나 감정적 유대감이 형성되면서 뇌의 반응 패턴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특정 경험이나 환경이 반복되면 성적 매력이나 흥미가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이러한 요인들은 성적 지향과 관련된 뇌 구조의 차이를 보여줄 수 있지만, 성적 지향이 단순히 뇌 구조나 신경 가소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뇌 구조 차이는 성적 지향의 원인이라기보다 결과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성적 지향이 뇌 구조를 다르게 형성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무엇이 개인의 성적 지향을 결정하는지, 태어나면서 부터 동성애자로 결정되는 것인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유전적, 호르몬적, 뇌 발달 등의 선천적 요소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형성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는 선천적 요인이 (어렸을 때 부터) 동성애 성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지만, 특정한 요인 하나로만 동성애를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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