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는데도 체중 줄고 피부 발진”...'이것'만 끊었더니 다 좋아져, 왜?
23살부터 피로감‧피부 발진 겪어...34살 돼서야 찾은 원인 '글루텐', 밀가루 끊으니 다 개선
약 10년 동안 극심한 피로와 피부 발진, 체중 감소로 고통받던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로렌 하버(34)는 직장생활 시작 후 3년이 지난 23살부터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등 문제를 겪었다. 충분히 잤음에도 불구하고 잠에서 깨면 여전히 피곤함을 느껴 로렌은 업무를 비롯 출퇴근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얼굴이 빨개지거나 가려운 증상, 울긋불긋한 피부 발진이 나타나기도 했으며, 몸무게도 이유없이 줄었다.
증상은 몇 년간 지속됐지만 로렌은 원인을 알 수 없었다. 병원을 찾아도 설탕 든 음식이나 알코올 등을 자제하라는 말을 들었을 뿐이다. 이유 모를 불편함은 9~10년간 이어지던 중 최근 로렌은 동료로부터 “밀가루를 끊어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로렌은 동료의 말을 실천해보기로 결심하고 밀가루 섭취를 중단했다.
빵, 파스타, 케이크 등 밀가루 식품을 끊고 6개월이 지나자 피부에 생겼던 여드름같은 증상이 사라졌고 살도 빠지지 않았다. 로렌은 새로운 병원을 찾아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하고 관련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셀리악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한 병명을 찾은 이후 로렌은 건강이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글루텐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로렌은 “처음식을 자유롭게 즐기지 못해 한동안 삶의 재미가 사라졌었다”며 “모든 것을 먼저 확인하지 않고는 식당에 들어갈 수 없어서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글루텐프리 커뮤니티에서 지지를 얻으면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있다.
글루텐 민감도 커지며 나타나는 병...밀‧보리 등 곡물에 든 단백질 소화 어려워
로렌이 앓는 셀리악병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글루텐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해 나타나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주로 생후 2주~1년 정도 어린이가 글루텐을 섭취하기 시작한 뒤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드물게는 성인이 된 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수술, 임신, 출산, 바이러스 감염 등을 겪은 뒤 글루텐에 대한 과민성이 생기는 것이다.
글루텐이란 밀, 보리, 호밀, 귀리 등 대부분 곡물에 든 단백질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특별한 문제없이 글루텐을 소화한다. 하지만 셀리악병 환자는 글루텐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거나 없기에 위장관에서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그 결과 소화기관 점막 세포에 염증이 생겨 융모가 손상된다. 융모는 소화기관의 점막에 손가락 모양을 돌출된 구조물로 영양분 흡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융모가 손상되면 영양 결핍 등이 나타난다.
소화 불량‧피부 발진 등 나타나지만 뚜렷한 치료법 없어
밀가루가 장내 제대로 소화되지 않기에 가스가 차거나 속이 더부룩한 느낌도 쉽게 나타난다. 변비나 설사 등도 겪을 수 있다. 심하면 사연 속 여성처럼 피부에 붉은 반점,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반대로 셀리악병을 앓고 있더라도 증상이 매우 가벼워 진단이 되지 않는 환자도 있다.
현재까지 셀리악병은 뚜렷한 치료법이 알려지지 않았다. 위 사연처럼 글루텐 함유 식품을 중단하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향을 보여 평소 음식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만약 글루텐 음식을 멀리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장 염증이 심한 상태라면 스테로이드제 등을 복용할 수 있다.
셀리악병은 미국이나 유럽 등 주로 서구에서 발생하는 병이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13년 6월 셀리악병 환자가 최초 보고됐을 정도로 드문 병이다. 이 환자는 당시 36세 여성으로 15년간 잦은 설사, 복부불편감, 팽만감 등을 겪었다. 소화불량이 심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으며 체중이 10kg 빠지고 골다공증, 영양실조 등도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