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에 엄마의 변을?"...아기들에 '대변 밀크셰이크' 먹인다, 왜?

엄마의 변을 우유에 소량 섞어 만든 '대변 밀크셰이크'...위험 병원균 다 없애고 전문 의료기간에서 실시 중인 연구... "절대 집에서 따라하면 안돼"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들에게 엄마의 소량의 대변을 섞은 우유를 먹이는 것이 나중에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들에게 엄마의 소량의 대변을 섞은 우유를 먹이는 것이 나중에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엄마의 대변을 모유나 우유에 섞은 이 이유는 '대변 밀크셰이크'로 불린다. 다만, 집에서는 절대로 자체 시도해서는 안된다. 엄마의 대변 사용 전, 아기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위험한 병원균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엄마의 변을 섞은 '대변 밀크셰이크'에 대한 이 초기 연구는 핀란드 헬시킹 대학병원 감염병 전문가들이 진행해 지난 10월 18일에 열린 미국감염병학회(IDSA) 연례 회의에서 발표됐다. 다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이 '대변 밀크셰이크' 개념을 시험한 최초의 연구로, 장내 박테리아(마이크로바이옴)가 우리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전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핀란드 보건복지연구소의 공중보건 부문 책임자인 오토 헬브 박사팀은 헬싱키 대학병원에서 제왕절개 예정인 여성들을 모집했다. 실제로 이 연구에서 초기에 실험에 포함된 90명의 여성 중 54명은 대변에서 유해 병원균이 발견되거나 기타 이유로 제외됐다. 출산후 엄마 대변 3.5mg을 우유에 섞어 해당 아기에게 첫 수유 시 제공했다. 아기 15명 에게는 '대변 밀크셰이크'를, 다른 16명은 위약을 먹였다.

연구진이 아기들의 대변 샘플을 분석한 결과, 막 태어났을 때 두 그룹의 미생물 다양성은 비슷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소량의 대변을 먹은 아기들과 그렇지 않은 아기들 사이에서 큰 차이가 관찰됐다. 이 차이는 아기들이 고형식을 먹기 시작하는 생후 6개월까지 지속됐다. 이 시험은 현재 진행 중이며, 아기들의 건강을 총 2년 동안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건강한 사람의 대변, 병든 사람의 장에 주입해 질병 치료 개념인 '대변 미생물 이식(FMT)'

연구진은 초기 결과가 2020년에 같은 연구팀이 진행한 소규모 연구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서는 엄마의 대변 이식을 받은 7명의 아기들이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기들과 유사한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졌음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연구 실험에 참여한 엄마들의 대변은 사용 전에 철저히 검사됐으므로 이 방법을 집에서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토 헬브 박사는 “신생아에게 주는 대변에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병원균이 포함되지 않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며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철저하게 관리돼야 하며, 대변 밀크셰이크가 모든 제왕절개 아기들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 방법이 현재 어떠한 특정 질병 발병 위험군의 아기들에게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추가 연구 중이다.

인간의 장 속에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은 우울증, 고혈압, 심혈관 질환, 비만, 당뇨병과 같은 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병든 사람의 장에 주입해 질병을 치료하는 대변 미생물 이식(FMT)은 현재 주목받고 있는 연구 분야 중 하나다.

이번 연구는 엄마에게서 소량의 대변을 받아 우유에 섞어 아기에게 먹이는 것이 그들의 마이크로바이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들은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기들에 비해 천식, 소화계 염증, 면역 체계와 관련된 질환의 위험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들이 엄마의 질과 장의 미생물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기들과 비교해 장내 세균 분포가 다르다는 점도 주목했다.

'굳이 엄마 대변을 사용할 필요 있나' 회의적 입장도 제기 

이 실험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웰컴 생거 연구소의 미생물학자 얀 샤오 박사는 "엄마의 대변 미생물 이식이 제왕절개 아기의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언급하면서, 연구의 효과를 완전히 확신하지는 않았다. 특히 제왕절개 아기들에게 대변 밀크셰이크가 실제로 자연분만 아기들과 유사한 마이크로바이옴을 형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이 연구가 자연분만 아기와 직접 비교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제왕절개로 인해 장내 미생물이 자연분만과 다르게 형성되는 아기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이 자연분만 아기들처럼 건강한 미생물 구성을 가지려면 "대변 밀크셰이크"가 어느 정도 효과적인지를 직접 비교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샤오 박사는 "아기들의 장에서 잘 번식하고 균형잡힌 미생물 생태계를 이룰 엄마의 특정한 장내 미생물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다음 단계"라며 "장내 세균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면, 엄마의 대변에서 알 수 없는 미생물보다 실험실에서 배양한 종을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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