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도저히 못 끊겠다면...자신의 몸에 맞게 잘 마시는 방법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커피를 마시고 있는 남녀
커피는 몸 상태에 따라 종류와 섭취량을 달리해 마셔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커피를 끊거나 줄여야 할 때가 있다. 우선 불안 증상이 심할 때다. 커피 속 카페인은 불안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만성적으로 걱정이나 근심이 많고 그로 인해 신체적 증상을 겪는 사람, 즉 입이 마르고 손발이 저린 사람,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두근대고 자꾸 설사를 하는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커피의 부작용은?

위식도 역류 질환(역류 성 식도염)이 있다면 커피를 끊어야 한다. 카페인이 하부식도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괄약근이 약해지면 위산이 역류해 속이 쓰리고 가슴이 아플 수 있다.

체중 조절을 할 때에도 커피는 요주의 대상이다. 커피가 포만감을 주기 때문이다. 커피 때문에 간식 혹은 식사를 거르는 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포만감이 꺼지면 상대적으로 강렬한 허기가 찾아오기 때문에 오히려 폭식하기 쉽다.

카페인이 지속적으로 교감 신경을 자극할 경우, 달고 자극적인 음식을 갈망하게 되는 것도 문제. 체중 감량 때문에 커피를 마시는 거라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게 현명하다. 커피를 마시면 잠이 잘 안 오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커피는 이런 단점만 있는 것일까. 여러 연구에 따르면 커피는 이런 부작용을 넘어서는 많은 건강 효과를 지니고 있다.

커피는 장점도 많아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하루 2~3.5잔)를 적당량 섭취하면 당뇨병, 심장병, 몇 가지 암 및 뇌 신경계 질환과 같은 질병을 포함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기타 잠재적 이점으로는 통풍, 신장(콩팥) 결석, 간 합병증의 발생률 감소 등이 있다. 커피는 주로 카페인 함량으로 인해 집중력 증가 및 향상, 반응 시간 단축과도 관련이 있다.

물론 여기서 효과를 내는 커피는 당분이 많이 포함된 커피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당분을 비롯해 다른 첨가물이 많은 커피는 이점은커녕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커피의 부작용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건강 효과와 풍부한 향미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 중에는 카페인의 거의 들어있지 않은 디카페인 커피를 추천하는 경우가 있다.

디카페인 커피는 각성을 촉진하는 천연 물질인 카페인의 강력한 효과 없이도 전통적인 커피의 따뜻함과 경험을 선사하며 여러 가지 건강 효과를 누리게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카페인은 긴장, 불안 또는 배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디카페인 커피가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카페인이 든 일반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는 모두 유익한 식물성 영양소, 특히 폴리페놀을 함유하고 있어 심장에 좋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디카페인 커피는 동일한 원두(가장 일반적으로 아라비카 또는 로부스타)로 가공되지만 로스팅(생두를 볶아 원두로 만드는 일) 전에 생(녹색) 원두에서 대부분의 카페인을 제거하는 추가 과정을 거친다.

디카페인 커피는 무엇?

전통적인 방법에서는 카페인 배출을 돕기 위해 생 원두를 쪄낸다. 그럼 다음 초산에틸 또는 디클로로메탄과 같은 화학 용매를 원두에 적용해 카페인을 추출한다. 그 다음 원두를 가열해 용매와 함께 수분을 증발시킨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용매가 제거되지만 일부 사람들은 잠재적인 화학 잔류물에 대해 우려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디카페인 커피의 화학적 용매 잔류물 수치가 0.001%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른 방법은 카페인을 녹이기 위해 뜨거운 물에 담그는 것이다. 이 방법은 용매가 콩에 침투하지 않기 때문에 더 안전한 것으로 간주된다.

디카페인 커피에는 카페인이 일부 함유돼 있지만 일반적으로 0.1% 이하로 매우 소량 함유돼 있다. 디카페인 과정을 통해 카페인의 약 97%가 제거된다.

카페인 함량은?

일반 커피에는 6온스(약 177㎖) 당 72㎎의 카페인이 포함돼 있는 반면 같은 양의 디카페인 커피에는 3㎎ 미만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카페인은 잠재적인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하루 최대 400㎎로 제한해야 한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대부분의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최대 400㎎(커피 약 3~5잔)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산부인과학회는 임산부의 카페인 섭취량을 최대 200㎎으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임산부의 경우 카페인 섭취를 피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면 △초조 △불안 △심장 두근거림 △어지럼증 △불면증 △배탈 △더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작, 환각, 부정맥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인이 들어있는 일반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는 모두 심장 건강과 질병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폴리페놀을 포함한 유익한 식물성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폴리페놀은 체내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기능을 포함해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가 있다.

디카페인 커피의 이점은?

클로로겐산(CGA)이 들어있어 심장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로스팅하지 않은 원두에는 리터당 543.23㎎의 클로로겐산이 들어있지만 로스팅의 강도가 높아지면 함량이 점차 감소한다.

대사 증후군 위험 줄여

대사 증후군은 심장 질환의 위험 요소다. 이 증후군은 고혈압, 고 중성 지방, 복부 비만, 혈당 수치 상승, 좋은 콜레스테롤(HDL) 수치 감소 등 다섯 가지 질환 중 세 가지 이상이 있을 때 진단되는 대사 장애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디카페인 커피는 클로로겐산 수치로 인해 대사 증후군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최근 메타 분석 결과에서는 그린 커피(로스팅하지 않은 원두) 추출물 캡슐(180~376㎎의 클로로겐산)과 액상 디카페인 커피(510.6㎎의 클로로겐산)가 대사성 질환 표지자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두 가지 형태의 디카페인 커피 모두 4주 동안 혈압, 허리둘레, 혈당 및 중성 지방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디카페인 커피는 특히 콜레스테롤이 정상인 사람들의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디카페인 커피는 정상 콜레스테롤을 가진 개인, 특히 클로로겐산 농도가 높을수록 좋은 콜레스테롤(HDL) 수치를 증가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연구 결과는 디카페인 커피의 효능이 클로로겐산 용량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에 의해 제한된다”며 “더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디카페인 커피의 단점은?

디카페인 커피는 일반적으로 생 원두에서 카페인을 추출하기 위해 화학 용매에 의존한다. 이 과정은 카페인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지만 신체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는 원치 않는 화학 물질이 포함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디카페인 커피는 또한 콩의 천연 향료 화합물을 변화시켜 볶을 때 풍부하고 강력한 풍미를 낼 수 있는 잠재력을 줄인다. 카페인이 없으면 커피는 특유의 기분 전환 및 에너지 상승효과를 잃게 된다.

뭘 마셔야 할까?

커피를 선택할 때 궁극적으로 선호도와 필요에 따라 달라진다. 디카페인과 일반 커피 모두 유익한 클로로겐산을 포함한 질병을 퇴치하는 효과가 있는 폴리페놀이 풍부해 심장 건강에 좋은 옵션이다.

일반 커피는 에너지 증강과 더 강하고 풍부한 풍미를 제공한다.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카페인으로 인해 악화될 수 있는 건강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이다.

전문가들은 “일반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 선택은 선호도와 건강상의 필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임신 중이거나 카페인과 카페인의 잠재적 부작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질환이 있는 경우 의료진과 상담해 맞춤형 지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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