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쌓이지 않는 금속 전구약물, 패혈증 치료제 가능성 열었다

고려대 구로병원 김치경 교수 연구팀, 신약 후보 물질 ‘세륨-DTPA’ 복합체 개발

왼쪽부터 김치경 교수, 현택환 단장, 소민 CTO. 사진=고려대 구로병원.

고려대 구로병원(병원장 정희진) 신경과 김치경 교수 공동연구팀이 패혈증으로 인한 전신 염증 및 장기 손상을 완화하는 동시에 체외 배출되는 금속 전구약물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김치경 교수 공동연구팀(신경과 김치경 교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 단장, 현텍엔바이오 소민 CTO)는 체내 축적되지 않는 전구약물 형태로 세륨 기반 물질을 개발했다. 이 물질을 전신 급성 염증 질환인 패혈증에 적용해 금속 기반 나노물질의 임상 진입 가능성을 열었다.

패혈증은 체내 염증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며 전신에 걸쳐 다발성 장기 손상과 쇼크를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다. 현재 패혈증 치료법은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고, 특히 활성산소종(ROS)에 의해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조절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약품들보다 강한 항산화, 항염증 성능을 가진 무기 나노입자들이 치료제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금속의 체내 축적으로 인한 장기간 독성 문제에 대한 우려로 임상에서 사용이 제한됐다.

이에 김 교수 연구팀은 체외배출이 가능하고 과도한 염증반응을 완화하는 새로운 치료 후보물질인 세륨-DTPA 복합체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복합체는 체내에서 신장을 통해 배출이 가능한 나노입자를 형성해 세륨 이온의 누출을 방지했다. 또한 철-DTPA를 함께 적용해 항산화 및 항염 효과가 극대화되며 체내에 축적되지 않아 약물 독성에 대한 우려를 배제했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에서 금속 전구약물 시스템의 패혈증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패혈증을 유발한 실험 쥐의 혈관에 금속 전구약물 치료제를 주사한 결과 사이토카인 폭풍(급성 면역 이상 반응)의 발현이 감소해 간, 비장, 신장에서 장기 손상이 완화했다. 또한 연구팀은 약물 무처리 그룹에 비해 생존율이 약 5배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패혈증은 전신 염증 반응으로 단일 치료 약물이 아직 없다. 현재는 동시다발적인 조치를 통해 치료가 이뤄지지만, 그 효율성이 낮아 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후보물질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향후 패혈증 단일 치료제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민 CTO는 “나노의약품의 상업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존 나노의학이 당면한 과제인 장기간 독성에 대한 해결법을 제시했고, 대량생산과 임상시험 진행을 통해 패혈증 치료제 승인을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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