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균, 약 없이 치료 가능성 열어

피부에 전기 흘려 상처 치료

한 해에 100만 명 이상을 숨지게 하는 항생제 내성균을  퇴치할 수 있는 길이 열릴까.. 이번 실험에 사용된 전기 패치. [헬스데이 캡쳐]
피부 패치로 사람이 느낄 수 없는 저전압 전류를 흐르게 해서 피부의 포도상구균을 10배나 줄였다고 건강 전문지‘헬스데이’가 보도했다. '포도상구균'은 자연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식중독뿐만 아니라 피부의 화농·중이염·방광염등 화농성질환을 일으키는 원인균이다.

미국 시카고대 화학과 바지티안 교수는 “이는 피부 감염 및 상처를 약물 없이 치료하고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세균을 퇴치하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항생제 내성 세균이 큰 위협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전기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2019년 약물 내성 감염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약 130만 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포도상구균이 상처를 통해 인체에 들어가면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에 이 균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또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포도상구균은 세가지 변종이 있다.

연구자들은 미세 전류가 피부의 포도상구균에 효과가 있지만, 산성 환경에서만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건강한 인체 피부는 약간 산성이지만, 만성 상처는 중성에서 약간 염기성인 경우가 많다.

이상적인 산성 조건에서 1.5V의 약한 전류는 사람에게 감지되지 않으며 세균의 99%를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성 pH에서는 전기가 세균에 대해 아무런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생체 전자 국소 항균 자극 치료(Bioelectronic Localized Antimicrobial Stimulation Therapy, BLAST)’라는 피부 패치를 설계했다.

이 패치는 전류를 전달하는 전극과 산성 환경을 조성하는 수성 젤이 있다. 18시간 치료 주기 후, BLAST 패치는 돼지 피부의 포도상구균의 양을 거의 10배 줄였다. 같은 효과가 세균이 오염된 카테터(몸의 내용물을 배출하기 위해 사용되는 고무 또는 금속제의 가는 관)에 패치를 부착했을 때도 나타났다.

연구진은 “세균의 전기 반응에 대한 연구는 세균이 자극을 받을 특정 조건을 잘 알지 못해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 연구는 다양한 조건을 살펴보면서 다른 세균 종을 제어하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는 여러 인체 질환 관리에 사용되고 있다. 심장박동기는 일정한 심박수를 유지하기 위해 전기를 사용하며, 눈 임플란트는 전기로 망막을 자극해 시력을 부분적으로 회복시켜 준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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