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낳는 것보다 더 아파"...햇빛 쬐면 5분만에 온몸이 고통, 무슨 병이길래?
햇볕 쬐면 출산보다 더한 고통…네 살 때부터 햇빛에 나갈 수 없었던 여성 사연
‘흡혈귀병’으로 인해 햇볕에 나갈 수 없는 안타까운 한 엄마의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매체 니드투노우 보도에 의하면, 밀턴케인스에 사는 사만다 코스터(39)는 포르피린증(porphyria)을 앓고 있다. 햇볕에 나서면 5~10분 안에 통증과 가려움증이 시작되며, 심해진 통증 때문에 며칠 동안은 집 밖을 나가지 못한다. 그는 “내가 느껴본 어떤 통증과도 다르다”며 “출산보다 더 심한 고통”이라고 설명했다.
사만다는 6년 전에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증상은 네 살에 부모님과 캠핑을 갔을 때 처음 나타났다. 사만다는 갑자기 고통에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이에 급히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의사는 일사병을 의심했다. 그 이후로는 햇볕에 나가기만 하면 울곤 했다. 여덟 살에는 어머니와 해변에 갔다가 손과 발이 부어 오른 일도 있다. 또 다시 고통으로 소리를 지르며 울었지만, 이번에도 의사는 일사병이라고 할 뿐이었다. 이렇게 일 년에도 몇 번이나 이런 일이 반복됐고 의사도 자주 만났지만 진단을 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질환은 그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밖에 나가면 그늘을 찾아 다녀야 하며, 날씨가 화창한 날엔 아예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한여름에도 피부를 모두 가리는 옷을 입고 양산을 써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도 많이 받는다. 햇볕을 쬐지 못해 얼굴이 항상 창백하고,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해 비타민 D와 철분 보충제도 먹어야 한다. 무엇보다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해변이나 공원으로 놀러갈 수 없단 것이 감정적으로 가장 힘들게 한다.
흡혈귀병으로도 불리는 포르피린증, 특정 효소 결핍으로 발생하는 드문 질환
포르피린증은 체내에 포르피린이라는 화학물질 생성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포르피린은 헤모글로빈이 철분과 결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백질로, 적혈구의 혈색소에 많이 들어있으며 헤모글로빈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포르피린을 혈색소로 바꾸기 위해서는 특정 효소가 필요한데, 선천적 혹은 후천적인 유전자 결함으로 효소가 결핍되면 포르피린 과다 축적이 일어나 신체에 이상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포르피린증은 상염색체로 유전되는 매우 희귀한 질환으로, 현재까지 8가지 대사이상이 발견됐다. 주요 증상은 피부 병변인데, 구체적으로는 햇빛에 노출된 부위가 화상을 입은 것처럼 벗겨지는 광과민증, 다모증이 발생한다. 간경변 등과 같은 간기능 이상이 나타나며 심한 복통, 오심, 구토가 흔하게 발생한다. 빈혈이 심한 경우 피부가 창백해지며, 잇몸이 점차 작아지는 구조 변화가 나타나면서 이가 길어지는 모습이 관찰되어 ‘흡혈귀병’으로도 불린다. 심한 경우 우울증, 불안, 환상, 경련,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