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때 부터 입 닫아"...말 할 수 있지만 할 수 없는 '이 병', 뭐길래?

5살부터 특정 상황에서 말 하지 않더니 8살에 선택적 함구증 진단

선택적 함구증을 앓으면서도 최근 BBC와 인터뷰를 통해 배우의 꿈을 밝힌 10대 소녀 이야기가 화제다. 이 소녀는 5살부터 특정 상황에서 말을 하지 않는 증상을 보이더니 8살에 결국 선택적 함구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사진=영국 매체 BBC]
선택적 함구증을 앓으면서도 배우의 꿈을 저버리지 않는 10대 소녀 이야기가 화제다.

최근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스칼렛(15)은 5살부터 선택적 함구증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특정 상황에서 말을 하지 않는 증상은 몇 년 동안 지속됐다. 이 기간 동안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스칼렛은 3년 후, 8살이 돼서야 선택적 함구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스칼렛의 가족은 “5살 때부터 증상이 시작돼 여러 전문가들을 만났다”며 “원인을 못 찾다가 3년 만에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스칼렛은 원래 활발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렸으나 더 이상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진단받은 후에는 심리학자, 최면 치료사 등을 만나 치료를 받았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고 증상은 더욱 악화했다. 불안감이 심해져 스칼렛은 말을 할 수 없었고 학교 결석도 잦았다. 결국 13살부터는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링을 하게 됐다.

스칼렛은 “불안감이 커지면서 ‘저 사람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질문을 자꾸 하게 되더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애초에 날 판단할 명분이 없을 것이기에 말을 하지 않는 습관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현재도 여전히 선택적 함구증은 완치되지 않았고 스칼렛은 사회적 상황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연기를 하고싶다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그는 “언젠가는 직접 무대에 올라 연기의 꿈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말을 이해하고 할 수 있으나 입을 다무는 병...보통 3~6세에 잘 나타나

스칼렛이 겪는 선택적 함구증은 말을 알아듣고 할 줄 알지만 특정 사회적 상황에서 말을 하지 않는 병이다. 단순히 수줍음이나 말하기를 꺼리는 것과는 다르다. 이 장애를 가진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할 수 없는 심리적 압박을 경험한다.

보통 3~6세 사이에 나타나지만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해서야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선택적 함구증을 앓는 아이는 보통 집에서는 말을 하지만 집 밖, 특히 학교에서는 말을 전혀 하지 않는다.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동에게는 사회적 불안, 기질적인 특성, 부모의 양육방식 등이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 성인에게 함구증이 나타나는 일은 드물지만 스트레스, 심리적 충격 등으로 함구증, 실어증 등 언어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방치하면 학업 수행‧친구 관계 등에 악영향...1달 이상 관련 모습 보이면 병원 서둘러 갈 것

함구증은 성장하면서 저절로 좋아질 순 있으나 위 사연처럼 학업 수행이나 친구 관계에 큰 지장을 준다.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말을 하지 못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발음 문제, 지적 능력 저하, 의사소통 장애 등 다른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 전문가의 도움이 중요하다. 치료는 증상의 원인을 평가한 뒤 적합한 약물치료, 행동치료, 심리치료 등이 이뤄진다.

별다른 예방법이 없기에 평소 자녀의 모습을 잘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선택적 함구증은 발병이 늦을수록 예후가 나쁘다. 특정 상황에서 일관되게 말을 하지 않고 과도한 부끄러움, 사회적으로 당황하는 것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모습 등이 1달 이상 지속된다면 신속히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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