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이 하얗게 변해"...'이것' 끼고 수영하다 눈 실명, 무슨 일?

어릴 때 부터 렌즈 껴오던 여성, 휴가 중 렌즈끼고 수영하다 아칸타메바 각막염(Acanthamoeba keratitis, AK)에 감염...여러번 오진과 잘못된 처방으로 감염 더 악화돼 실명

한 여성이 바다에서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 수영하다가 오른쪽 눈의 시력을 영구적으로 잃게 된 사연이 공유됐다. 기생충이 각막에 침투해 감염에 걸린 것이다.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갈무리]
한 여성이 바다에서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 수영하다가 오른쪽 눈의 시력을 영구적으로 잃게 된 사연이 공유됐다. 아메바 기생충이 각막에 침투해 감염된 것으로, 물놀이 시 콘택트렌즈 착용과 평소 렌즈 케이스 세척 관리까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나섰다.

미국 텍사스 주 그레그 카운티에 사는 브루클린 맥카슬랜드는 지난 8월, 앨라배마 해변에서 친구들과 함께 휴가를 보냈다. 7살 때 부터 콘택트렌즈를 착용해온 브루클린은 샤워나 수영 시에도 렌즈를 착용해왔다. 당시에도 브루클린은 바다에서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수영을 했다.

이후 눈이 계속 따끔 거리기 시작했고 '모래알'이 박혔다고 생각했다. 그는 "평생 겪어본 가장 큰 통증이었다. 마치 눈에 유리가 들어간 것 같았다. 눈을 감으면 조금 나아질 때도 있지만, 때로는 더 나빠지기도 했다. 통증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브루클린은 오른쪽 눈에 계속 찌르는 듯한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지만 '일반적인 감염'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항생제를 처방받았고, 그럼에도 낫지 않아 몇 주 동안 고통을 견뎌야 했다. 한 달 이상 계속 오진만 반복된 채 최악의 통증을 견뎠다.

한번은 의사가 눈에 찰과상이 생겼다며 눈에 안대를 부착했고, 안약도 넣을 수 없는 상태에서 감염은 더 심해졌다. 그 와중에 의사는 일반 감염에 쓰이는 스테로이드를 브루클린의 눈에 투여하기도 했다. 사실상 스테로이드는 아칸다메바 감염에 금기시 되는 약물로, 그의 눈 감염을 더욱 악화시킨 잘못된 처방이었다. 브루클린은 눈의 붕대를 떼어냈을 때 오른눈이 완전히 보이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 실명된 것이었다.

의사는 시력이 돌아올 것이라 했다. 하지만 나중에 시력을 회복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고 큰 충격을 받았다. 결국 브루클린은 각막 전문의를 찾아갔고, 몇 주를 기다리다 마침내 희귀 눈 감염인 아칸타메바 각막염(Acanthamoeba keratitis, AK)을 진단 받았다.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갈무리]
처음에 의사는 시력이 돌아올 것이라 했다. 하지만 나중에 시력을 회복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고 큰 충격을 받았다. 결국 브루클린은 각막 전문의를 찾아갔고, 몇 주를 기다리다 마침내 희귀 눈 감염인 '아칸타메바 각막염(Acanthamoeba keratitis, AK)'을 진단 받았다.

이 때문에 브루클린은 직장도 그만두어야 했고, 현재는 하루 종일 눈을 감고 지내야 한다. 눈의 감염이 치유될 때까지 1년을 이런 식으로 기다려야 하고, 이 후에 5000달러(한화 약 670만원)에 이르는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 수술 비용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기금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브루클린은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콘택트렌즈를 착용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콘택트렌즈 착용자들에게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수돗물로 렌즈나 렌즈 케이스를 세척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나처럼 고통받지 않도록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물속에 서식하는 미생물 아메바에 의해  발생...치료 안하면 각막 손상으로 시력 손실 실명 야기 

아칸타메바 각막염은 물속에 서식하는 아메바, 아칸타메바(Acanthamoeba)라는 단세포 미생물에 의해 발생하는 드문 기생충성 눈 감염이다. 각막은 눈의 맨 앞쪽에 있는 투명한 조직으로, 빛이 들어와 망막에 도달하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아메바에 감염되면 각막이 손상되고, 치료되지 않으면 심각한 시력 손실이나 실명을 일으킬 수도 있다.

아칸타메바는 토양, 수돗물, 수영장, 강, 바닷물 등 다양한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미생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아칸타메바에 노출될 수 있지만, 눈이 손상되거나 방어 기전이 약해진 경우 각막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콘택트렌즈 착용자들이 이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주요 원인으로 렌즈나 렌즈 케이스를 수돗물이나 다른 불완전한 물로 세척할 경우 감염 위험이 증가한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상태로 수영(수영장, 바다, 호수)하거나 샤워하는 것도 주요 위험 요인이다. 미세한 각막 손상이 있는 경우 아칸타메바가 침투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아칸타메바 각막염의 증상은 감염 초기에 다른 일반적인 눈 감염과 유사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상이 악화되며, 일반적으로 △심한 눈 통증 △시력 저하 △눈의 붉어짐과 염증 △눈부심 △눈물 흘림 및 가려움 △눈꺼풀 부종 등이 나타난다.

아칸타메바 각막염은 흔하지 않은 질환이기도 하고, 일반 감염과도 비슷해 보여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증상의 심각성과 감염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치료 기간도 길다. 각막 감염을 억제하기 위해 항아메바 성분의 안약을 장기간 투여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사용은 감염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각막염 치료와는 달리 스테로이드를 피해야 한다.감염으로 인해 각막이 심하게 손상된 경우, 각막 이식을 통해 손상된 부위를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

평소에 렌즈를 착용할 때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고, 전용 소독 용액을 사용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렌즈를 수돗물이나 다른 물로 세척하지 말아야 하며, 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 수영하거나 샤워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렌즈 케이스는 정기적으로 세척하고 교체하며, 수돗물 대신 전용 소독 용액을 사용한다. 눈에 불편함이나 통증이 발생하면 즉시 안과 의사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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