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미라 이을 애브비 미래 먹거리는 치매치료제?
1조9000억원에 치매 신약물질 보유한 기업 인수
글로벌 빅파마 애브비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을 보유한 바이오기업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애브비는 ‘알리아다 테라퓨틱스’를 14억 달러(약 1조90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인수 절차는 올해 연말까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설립된 알리아다 테라퓨틱스는 존슨앤드존슨(J&J) 벤처사업부와 미국 투자 회사 ‘RA 캐피탈 매니지먼트’가 시드 자금을 투자한 기업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했다.
알리아다의 파이프라인은 기존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뇌세포 주변에 위치한 ‘혈액뇌장벽’은 뇌혈관을 통해 외부 물질이 뇌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한다. 문제는 이 장벽이 약물의 유입까지 막아 뇌세포를 통한 약물 투약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알리아다는 J&J와 공동으로 혈액뇌장벽을 투과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라이센스를 확보한 상황이다.
루팔 타카르 애브비 최고과학책임자는 “알츠하이머병을 겨냥한 알리아다의 접근 방식은 당사의 연구 개발 능력을 강화하고 중추신경계 질환의 차세대 치료법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애브비는 대표 품목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빈자리를 채울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휴미라는 지난 10여년 간 전 세계 전문약 처방 시장에서 부동의 매출 1위를 지킨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그러나 최근 특허 만료를 겪으며 그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진입이 활발한 유럽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30%까지 내려간 것으로 조사된다.
이에 애브비는 휴미라의 공백을 알츠하이머병 등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를 통해 메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2020년 690만 명에서 2060년 1400만 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애브비는 약 12조원을 투자해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세레벨 테라퓨틱스 홀딩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현재 세레벨의 신경질환 파이프라인 역시 임상 1상에서 조현병에 대한 효능을 확보하고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