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오남용 경고..."아름다운 몸매 위한 다이어트약 아냐"

영국 보건당국 "무분별한 사용, 저혈당 등 부작용 문제 심각"

편집: 코메디닷컴

국내외 주요 보건당국이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오남용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달 15일 처방을 본격화한 국내를 비롯한 영국 등 보건당국은 "위고비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비만 환자 외에 단순 미용 목적으로 살을 빼려는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근 영국 정부와 보건당국은 위고비 등이 포함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치료제들의 오남용 문제를 경고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들어 소셜미디어에 체중 감량을 위해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약 '오젬픽'과 비만약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당뇨)' 및 '젭바운드(비만)'와 관련한 홍보 게시물이 넘쳐나는 상황을 지적했다.

GLP-1 치료제는 우리 몸에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GLP-1)과 유사한 성분으로, 뇌 시상하부를 자극해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신호전달을 늦추고 포만감을 유발해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비만약으로 인기가 높은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혈당개선과 체중감량 효과를 인정받아 당뇨약으로 먼저 허가를 받았다.

오남용 문제를 제기한 영국 의약품 및 의료제품규제청(MHRA)은 "오젬픽과 마운자로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의학적으로 비만 범주에 해당하는 환자만 사용할 수 있다"며 "의료진 처방 없이 약물을 사용하면 다양한 위장관 장애와 췌장염, 저혈당증 등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제품을 모방한 일부 위조품을 사용하거나 잘못된 용량의 처방전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웨스 스트리팅 영국 보건사회복지부 장관은 "체중 감량은 건강을 되찾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잘못된 인식으로 건강이 아닌 단순 미용 목적으로 약을 사용한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GLP-1 계열) 약물은 인스타그램에 올릴 아름다운 사진을 찍기 위해 복용해야 하는 미용 약물이 아니"라며 "의료진 관리 감독 아래 사용해야 하는 전문약으로, 체중 감량을 위한 빠른 해결책이 아니며 적절한 평가 없이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구매하면 결국 자신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는 위고비 오남용 문제와 관련해 "미용을 위해 쓰지 말고 의료진의 상담 아래 비만 환자만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학회는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위고비가 출시된 지난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온라인 불법 판매·광고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할 것을 경고했지만, 미용 목적으로 위고비를 입수해 유통 거래 하는 일이 발생하며 출시 첫 주 만에 오남용 우려가 현실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크레틴 기반의 비만 치료제는 비만병을 가진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전문의약품"으로 "치료 대상자는 체질량지수(BMI) 기준으로 명확히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허가사항을 보면 위고비는 고도비만 환자가 주요 치료 대상으로 잡혔다. 비만도 평가기준인 '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또는 'BMI가 27㎏/㎡ 이상 30㎏/㎡ 미만이면서 고혈압, 당뇨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 환자'에 사용이 가능하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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