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에서 핏덩이가 뚝뚝"...비데 때문에 '이것' 감염됐다 주장, 사실일까?
한 미국인 사업가 요로감염 원인을 비데로 지목...의료전문가들 "가능성 희박하다" 반박
한 남성이 비데 사용 후 항생제 내성 대장균에 감염됐다고 주장해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미국인 사업가인 몰슨 하트는 지난 10월 14일에 몸이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가족 모두 감기에 걸려 자신도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증상은 갈수록 악화됐고, 소변을 볼 때 타는 듯한 느낌을 느끼기 시작했다. 소변을 본 후 극심한 통증과 함께 열도 났다. 결국 아내의 권유로 병원을 방문해 소변 검사를 통해 요로 감염(UTI) 진단을 받았다.
그는 항생제를 처방받았지만, 다음 날 소변에서 혈액 덩어리를 배출하며 상태가 악화됐다. 응급실에서 의료진은 그의 상태가 UTI로 인한 것이며, 신장을 비롯해 다른 큰 문제가 없다고 그를 안심시켰다. 그는 항생제가 효과가 없을 가능성을 대비해 예비 항생제를 추가로 처방받았다.
이후 그를 진료한 의사가 몰슨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그에게 요로감염을 일으킨 대장균이 현재 복용 중인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대장균이라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약이 듣지 않았고 요로감염으로 인해 소변에서 피가 더 심해진 것이었다.
몰슨은 이 대장균 감염의 원인을 비데 사용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비데 사용 중 물이 항문에 닿은 후 성기로 튀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10월 20일에 게시된 몰슨의 트윗은 3600만 뷰를 넘으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이 몰슨의 '비데-대장균 감염 추측설'은 영국 일간 더선, 데일리메일 등이 소개했다.
비데 사용 시 물줄기, 항문 주변 대장균 성기로 들어가게 해? 남자 생식기 구조상 거의 희박
비데 통해서 대장균 감염됐다는 주장은 얼핏 그럴 수 있다고 보여진다. 이론적 가능성을 보면, 비데의 물줄기가 항문에서 성기로 이동하면, 항문 주변에 있는 대장균이 성기로 들어갈 수 있다고 여겨진다. 대장균이 요도로 들어가 요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 경로가 될 수 있다는 것. 특히 비위생적인 환경이나 부적절한 비데 사용 시 이런 위험은 분명 있다. 하지만 의사들은 이러한 주장이 가능성 낮다고 지적했다. 비데 사용으로 인해 대장균이 요로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남성에게서는 특히 더 희박하다. 왜일까?
비데는 위생을 증진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올바르게 사용하면 오히려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물줄기의 방향을 항문에서 성기로 향하지 않게 조정하고, 비데 노즐을 정기적으로 청소하면 감염 가능성이 거의 없다. 또한 남성은 생식기 구조상 요로가 여성보다 길기 때문에, 세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이나 신장까지 도달하기는 힘들다. 요로감염 자체가 남성에게는 흔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항생제 내성을 보였다는 해당 대장균은 남성에게 요로 감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박테리아로, 배뇨 장애나 요로 내 결석 같은 다른 내과적 문제로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 몰슨은 이러한 지적을 받아들였고, 항생제 치료 후 추가로 비뇨기과 전문의를 방문하겠다고 답했다.
항문 주변의 대장균이 주요 원인인 요로감염...요도가 짧고 항문과 가까운 여성에게서 더 흔해
요로감염(UTI, Urinary Tract Infection)은 요로에 발생하는 감염으로, 주로 대장균 같은 세균이 요도를 통해 침입하면서 발생한다. 요로는 신장, 요관, 방광, 요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요로의 어느 부위든 감염될 수 있다. 가장 흔한 요로 감염은 방광염이지만, 심각한 경우 신장으로 감염이 확산되어 신우신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부분의 요로 감염은 대장균이 원인이며, 이 세균은 보통 장에서 발견되며 항문 근처에서 요도로 침입한다. 성생활 중 세균이 요도로 옮겨가면서 감염 위험이 증가하기도 한다. 또한 요로의 기형이나 방광 비우기가 불완전한 경우 감염 위험이 커진다.
요로감염은 대부분 항생제와 진통제를 통해 치료된다. 감염을 일으킨 세균에 따라 항생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방광염은 3~7일의 항생제 치료가 효과적이며, 신우신염 등 심각한 감염은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일단 감염되면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필요하며, 성관계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궁금사항, 앞서 남성의 생식기 구조 상 대장균이 성기로 감염될 위험이 적다지만 여성은 어떨까? 비데 사용 중 대장균이 요로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은 남성보다 더 클 수 있다. 여성의 요도가 짧고 항문과 요도 구멍이 가깝기 때문이다.
요로감염은 특히 여성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성의 50%가 평생 한 번 이상 요로 감염을 경험할 것으로 추정되며, 성생활이나 임신, 폐경기 등의 상황에서 감염 위험은 높아진다.
만약 남녀 불문하고, 몰슨처럼 비데가 대장균을 옮긴다고 생각이 들어 찝찝하다면, 비데 사용 시 물줄기가 항문에서 성기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물줄기가 항상 앞쪽에서 뒤쪽(주요부위에서 항문 방향)으로 흐르도록 설정하면 이러한 감염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평소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을 자주 보고, 요로 내 세균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성생활 중에도 감염될 수 있으므로 성관계 후 소변을 봐 요도를 청소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