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 레주록, 조혈모세포 이식 후 합병증의 새 희망될까

내달말 국내 출시 예정

레주록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 김희제 교수. [사진=코메디닷컴DB]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의 스테로이드 치료 부담을 덜어줄 새로운 치료 옵션이 내달 선보일 예정이다.

사노피 한국법인은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인 '레주록'을 다음달 출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사노피 한국법인은 이날 레주록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약의 임상적 가치와 치료 혜택에 대해 소개했다.

레주록은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전에 2차 이상의 전신 요법에 실패한 성인과 12세 이상 소아 환자의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cGVHD)로 허가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경구용 ROCK2(RHO 연관 단백질 키나아제 2) 억제제다. 염증 반응과 섬유화 과정을 조절하는 ROCK2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은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공여자로부터 이식받은 세포가 환자의 몸에 적응하지 못하고 공격하면서 각종 장기에 염증과 섬유화를 일으키는 병이다. 전신을 뒤덮는 붉은 발진과 가려움증 등의 피부 숙주 반응, 구토나 설사 등의 위장 숙주 반응, 안구건조나 광선 공포증 등 안구 숙주반응 등이 나타난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주요한 사망 원인이며, 이식 후 100일 이상 생존한 환자의 30~70%에서 발생한다. 또한 환자의 38% 정도는 직장에 돌아가지 못할 정도로 삶의 질 저하와 함께 경제적 부담을 겪게 된다.

글로벌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 병의 1차 치료제로는 고용량 스테로이드가 권장되며, 2차 치료제로는 룩소리티닙이 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는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고, 2차 치료제가 반응하지 않기도 한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의 70%의 환자가 2차 치료를 받고, 여기서 3차 치료로 넘어가는 환자 수도 47%에 이른다. 3차 치료제가 필요한 이유다.

이날 간담회에 연자로 참석한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 김희제 교수는 “조혈모세포 이식을 치료수단으로 쓴 지 60여 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가장 큰 합병증이 숙주 질환”이라며 “인구 노령화에 따라 혈액암이 증가하고, 조혈모세포 이식 건수도 늘어나면서 숙주 질환도 증가할 것으로 예견된다”고 말했다.

다만 무조건 숙주반응이 나쁜 건 아니다. 우리 몸의 방어 작용인 숙주 반응이 전혀 생기지 않으면 오히려 병의 재발률이 올라간다 .따라서 약간의 숙주 반응을 내면서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치료법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폐와 간에서 발생하는 숙주 반응은 한번 생기면 좋아지게 하는 치료법은 이전까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주록은 폐 기능에서도 객관적인 지표가 개선되는 등 예상치 못한 효과가 나타났다”며 “4~5차 치료에서도 효과가 있었다는 점에서 레주록을 더 이른 시점에 쓰거나 다른 약과 병용한다면, 폐나 간 등 장기가 이미 망가져 손쓸 수 없게 될 확률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고 말했다.

정준원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레주록의 허가 근거가 된 임상2상 시험 ‘ROCKstar’ 결과와 이 약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 설명했다.

정 교수는 “2차 이상 전신요법에서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레주록을 1일 1회 복용한 환자군에서 75%의 객관적 치료반응률이 나타났다”며 “삶의 질 측면에서도 52%의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스테로이드 사용 용량을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레주록을 1일 1회 복용한 환자 중 64%의 환자에서 스테로이드 용량 감소가 확인됐고, 스테로이드 치료를 아예 중단한 환자도 20%로 나타났다”며 “스테로이드를 장기 복용하면 외형·체형 변화 등 부담이 큰데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약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경은 사노피 한국법인 대표는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환자들 입장에서 제2의 암 선고라고 할 정도로 굉장히 치명적인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레주록은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만을 위해 특화된 치료제인 만큼 허가와 국내 출시를 통해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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