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맞으면 '이 세포'가 코에 발현, 중증화 막는다
세브란스병원·카이스트팀 공동 연구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중증 코로나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하는 원리가 밝혀졌다. 백신을 맞으면 코에 방어면역 세포가 발현돼 중증화를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민석·김창훈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과 신의철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팀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코 조직에 '기억 T세포'를 유도한다고 24일 밝혔다.
코로나19에 한번 걸렸다 회복하면 기억 T세포가 생성된다. 기억 T세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하면 반응해 코로나19가 중증화되는 위험을 막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러한 기억 T세포의 생성과 역할 등을 밝힌 연구는 대부분 혈액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코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침입하고 증식하는 기관이지만 코에 존재하는 기억 T세포에 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또 현재 활발하게 접종 중인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백신이 코와 같은 호흡기 점막에 기억 T세포를 유도한다는 연구는 보고된 바 없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경험이 없는 백신 접종자가 코 조직에 기억 T세포를 갖고 있는 지와, 존재하는 기억 T세포의 특징을 밝히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미접촉자 △백신 접종자 △백신 접종 후 감염자 등의 코 조직 세포와 혈액을 채취하고 MHC-I 다량체 형광염색법이라는 첨단 연구기법을 사용, 세포를 정밀 분석했다. 또 한 개의 세포에서 수천 개의 유전자를 동시 측정할 수 있는 단일세포 RNA 시퀀싱을 사용해 기억 T세포를 검출하고 특성과 기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없는 백신 접종자의 코 조직에서 코로나19 기억 T세포를 검출할 수 있었다. 이 세포들은 감염 후 회복 과정에서 생기는 기억 T세포와 유사하게 코 조직에 머물며 면역 물질인 인터페론감마를 분비하며 항바이러스 기능을 했다. 기억 T세포가 코에서 존재하는 기간도 1년 이상이었다.
나민석 교수는 "mRNA 백신 접종만으로도 면역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억 T세포를 생성되는 것을 최초로 입증한 연구 결과"라며 "코 등 호흡기 점막 면역을 강하게 유도하는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중요한 기반 지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