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숨 참으면 폐활량 좋다?"...이 男처럼 오래 참으면 호흡기 건강할까?
숨참기로 폐활량 알 수 있다는 소셜미디어 영상들…전문가들 의견은 달라
최근 소셜미디어에서는 숨참기를 통해 폐활량이 얼마나 좋은지 알아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영상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중에는 60초 동안 숨을 참을 수 있다면 95%의 사람들보다 더 나은 폐활량과 이산화탄소 내성(CO2 tolerance)을 가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기드온 호너라는 이 남성이 주장하는 내용의 근거가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를 따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해당 영상에 참여 댓글을 남기며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가 말한 이산화탄소 내성은 신체가 이산화탄소(CO2)의 축적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를 나타내는 용어다. 주로 호흡계통과 혈액의 산-염기 균형에 관련된 개념으로 높은 CO2 내성을 가진 사람은 체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했을 때에도 불편함이나 호흡 곤란을 덜 느끼며,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반면 CO2 내성이 낮은 사람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호흡이 불편해지고, 산소 부족을 더 빨리 느낀다. CO2 내성을 높이면 운동 중에 호흡과 체력 조절이 더 쉬워지고, 산소 효율을 높이고 더 오랫동안 고강도 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된다. 심장과 폐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혈액순환과 산소 전달을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숨 오래 참기, 여러 요인이 영향 미쳐…폐활량 측정은 의문
하지만, 과연 기드온이 말한 것 처럼 오래 숨을 참는 능력이 과연 폐활량과 이 CO2 내성을 측정하는 좋은 척도일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연구에 의하면, 사람은 평균적으로 30초에서 90초 정도 숨을 참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1분 동안 숨을 참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얼마나 오래 숨을 참을 수 있는가에는 나이, 흡연 여부, 전반적인 체력, 그리고 무엇보다 불편함에 대한 내성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각자의 호흡 능력과 CO2 내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숨을 참는 능력을 호흡기 건강의 지표로 간주하지 않는다. 숨을 참으며 산소를 원하는 신체의 불편함을 더 오래 참을 수 있도록 하는 건 훈련이 가능하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결과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CO2 내성 훈련이 돼 있는 사람은 오래 참기가 가능하지만, 이 사람이 호흡기 건강이 좋은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는 뜻이다.
호흡기 건강은 폐의 용량, 기도의 청결, 산소 교환 능력, 기도 저항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호흡계의 상태를 의미한다. 폐렴,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에 대한 저항력과 관련이 있다. 호흡기 건강이 좋다면 폐와 기도가 건강하고,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단순히 숨을 오래 참는 능력과는 다소 별개의 문제로 본다는 것이다.
현재 호흡기 건강을 파악하는 데 있어 전반적인 폐 기능을 측정하는 데는 폐활량측정법(spirometry test)이라는 방법이 사용된다. 폐활량측정기를 이용해 폐에 들어오고 나가는 공기의 흐름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코를 막고 마우스피스를 입으로 문 상태에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양과 속도를 기록해 측정한다.
오랜 시간 숨참기, 실신 위험 있어 주의해야
훈련되지 않은 사람이 억지로 오랜 시간 숨을 참는 건 위험한 행동이기도 하다. 너무 오래 숨을 참으면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실신을 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넘어지며 부상을 입을 위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는 기절할 때까지 숨참기라는 일명 ‘블랙아웃 챌린지’를 하다 12세 소녀가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일부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이러한 숨참기 챌린지가 폐활량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보다는 이러한 게시물을 보는 사람들이 숨을 참는 40~60초 동안 해당 게시물에 머물면서 댓글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