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사이클 영웅’ 전립선암 걸려...자전거 타기가 암 유발?

사이클링이 전립선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와 그렇지 않다는 연구 있어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남성
자전거 타기가 전립선암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와 오히려 위험을 낮춘다는 상반된 연구 결과가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국의 ‘사이클 영웅’ 크리스 호이 경이 공격적인 형태의 전립선(전립샘)암을 앓고 있다고 밝힌 후 자전거 타기가 전립선암을 유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학적 논쟁이 다시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올림픽 사이클 종목에서 금메달만 6개를 따낸 크리스 경(48)은 지난 주말 전립선암으로 인해 “2년에서 4년 정도 살 수 있다”고 발표했고, 팬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충격과 슬픔을 표했다. 크리스 호이는 올림픽에서의 활약으로 작위를 수여 받은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48세로 비교적 젊고 건강한 그가 보통 나이든 남성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립선 질병에 걸린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며 이 때문에 이전에 일부 연구가 제안한 것처럼 규칙적인 자전거 타기와 전립선 질환이 어떤 관련이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에서는 성인 남성 10명 중 1명(여성의 2배)이 자전거를 타고, 50세에서 60세 사이의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운동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의문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자전거 안장이 다리 사이의 골반 아래쪽인 회음부에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자전거 타기가 전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오랫동안 우려해 왔다. 회음부에 압력이 가해지면 정액을 생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분비선인 전립선을 자극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자전거 타기가 혈액 검사에서 전립선 특이 항원(PSA) 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화합물은 전립선에서 분비되며, 수치가 정상보다 높으면 전립선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난 뒤 최대 48시간 동안 PSA가 급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규칙적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전립선염으로 고통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증거도 있다. 그러나 전립선염이나 PSA 수치 상승은 그 자체로 전립선암에 걸렸다는 징후가 아니며 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2014년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에 따르면 일주일에 9시간 이상 자전거를 타는 50대 남성은 자전거를 덜 타는 사람보다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5배 더 높았다. 연구팀은 5000명 이상의 자전거 타는 사람들로부터 나온 자료를 살폈고, 50대 남성들이 일주일에 3.5시간 이상 자전거를 탔을 때 위험이 증가된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2020년 ≪임상 비뇨기과 저널(Journal of Clinical Urology)≫에 발표된 8000명의 남성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데이터에 대한 논문(Cycling and men’s health: A worldwide survey in association the Global Cycling Network)과 같은 후속 연구에서는 자전거 타기와 전립선암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다른 연구에서는 오히려 자전거 타기가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 1월 5만여 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자전거 타기를 포함해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연구팀은 규칙적으로 심혈관 운동을 하는 남성은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3분의 1 낮은 것을 발견했다.

특히 위에서 언급된 2014년 우려스러운 연구 결과를 발표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도 남성들이 건강에 대한 더 많은 이점을 얻기 위해 자전거 타기를 계속할 것을 촉구하기까지 했다.

연구팀은 “우리는 사람들에게 자전거 타기 횟수를 줄이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며 “자전거 타기는 현재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을 능가하는 많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운동은 잘 정립된 항암 생활 습관”이라며 “운동은 과도한 지방으로 인해 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비만을 퇴치할 뿐만 아니라 암이 발생하거나 성장할 확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호르몬을 생성한다”고 말한다.

영국 암 연구소(CRUK)에 따르면 대부분의 암과 마찬가지로, 개인에게 발생하는 특정 전립선암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는 일반적으로 알 수 없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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