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궁이 두개?"...두 번 유산, 6년간 임신 안되더니, 무슨 사연?
자궁에 종양 생긴 줄 알았는데 또 다른 자궁…두 개의 자궁 때문에 임신 어려웠던 여성 사연
임신이 어려운 이유를 찾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진단을 받은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에 사는 켈시 볼드윈(33)과 그의 남편은 6년 동안 임신에 어려움을 겪다 문제의 원인을 찾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스캔 검사에서 볼드윈의 자궁에 종양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발견됐고, 이에 의사는 암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 검사를 실시한 결과 자궁에 있던 건 종양이 아니라 또 다른 자궁이었다.
진단을 받고서야 두 사람은 임신이 어려웠던 이유와 생리 때마다 출혈이 심했던 이유를 알게 됐다. 볼드윈은 평소 생리를 할 때면 탐폰을 해도 피가 새어나올 만큼 생리양이 많았다. 또한 지난 6년 간 두 번의 유산을 겪었고, 인공수정 등 난임 치료도 여러 차례 받았다. 의료진은 지금까지 임신이 어려웠던 이유가 중복자궁 때문일 것으로 추측했다.
볼드윈은 “처음에는 너무 부끄러웠고,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며 “나와 비슷한 사람을 찾을 수 없었고, 인터넷에서도 관련 정보를 많이 찾을 수 없어 외로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처럼 중복자궁을 가진 여성과 난임으로 힘들어하는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기로 했다. 그는 “이 질환을 진단받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자료와 정보가 제공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선천적으로 두 개의 자궁 가지고 태어나는 희귀 질환, 중복자궁
중복자궁(uterine didelphys)은 태아기에 두 개의 자궁이 발달하는 희귀한 질환이다. 자궁은 두 개의 관에서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이 두 개의 관이 합쳐지며 하나의 자궁이 만들어지는데, 중복자궁의 경우에는 발달 과정에서 두 개의 관(뮐러관)이 제대로 융합되지 않고 각각의 관이 각자 자궁을 형성해 두 개의 자궁이 만들어진다. 두 개의 자궁강(uterine cavities)이 일반적인 자궁강보다 좁고, 각각의 나팔관과 난소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사연 속 여성의 경우에는 자궁과 질을 연결하는 자궁경관 역시 두 개가 있지만, 질은 하나만 가지고 있다.
중복자궁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중복자궁은 매우 드문 자궁 이상 중 하나로, 전체 인구의 약 0.3%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중복자궁은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은 자신이 중복자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대개 골반 내진 검사나 반복되는 유산 및 심한 생리통의 원인을 파악하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중복자궁인 경우 △성관계 중 통증 △생리 전과 생리 중 심한 생리통 △생리 중 심한 출혈 △탐폰 사용 시 피가 샘(탐폰이 한쪽 질관에만 있기 때문) △잦은 유산 △조기 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중복자궁을 가진 사람의 경우, 전반적으로 건강하게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지만 유산과 조산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유는 자궁이 작아 태아의 성장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또한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로 인해 배아가 성공적으로 착상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비정형적인 자궁의 모양이 태반과 자궁 내 혈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유산, 조기 진통, 역아, 제왕절개, 저체중아 출산, 태아 성장 제한 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