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이 자꾸 마렵네"...환절기 여성 방광 건강 관리법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오줌소태’라고도 부르는 방광염은 ‘여성의 감기’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화장실 때문에 가을이 두렵다? 10월이 되면 여성 건강 대화의 단골 소재다. 왜냐하면 10월은 두 가지 이유로 여성의 방광 건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첫째, 환절기 면역력 저하로 방광염 환자가 늘어나고, 둘째, 큰 일교차로 방광이 예민해져 과민성 방광 증상이 더 심해진다. 방광염과 과민성 방광은 증상이 비슷하지만, 원인이 다른 만큼 관리법도 다르다. 가을철 여성 건강의 적, 방광염과 과민성 방광의 차이점과 관리법을 정리해보자.

환절기 면역력 저하, 방광의 유해균 증식으로 발생하는 방광염

‘오줌소태’라고도 부르는 방광염은 ‘여성의 감기’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봐도, 2023년 한 해 동안 방광염으로 진단된 환자 중 여성이 94.6%를 차지할 만큼, 방광염은 대개 여성에서 발생한다. 여성의 방광염 발병률이 남성보다 높은 건 신체 구조의 특성상 요도의 길이가 짧아 세균 침입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또한, 방광에서 배출구까지 요도가 직선 구조로 되어 있고, 유해균이 배출되는 항문과도 가까워 대소변 시 유해균이 방광으로 쉽게 이동할 가능성도 크다. 여성이 많이 근무하는 서비스업의 특성상 소변을 너무 오래 참는 습관이나 폐경 후 여성호르몬 감소 등 남성과 다른 방광염 유발인자가 많은 것도 높은 발병률에 영향을 준다. 방광염은 방광의 세균성 감염인 만큼, 면역력이 저하되면 더 쉽게 발생한다. 그래서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면역력 저하로 방광염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

방광염은 하루 8회 이상 잦은 소변, 강하고 갑작스럽게 요의를 느끼며 소변을 참을 수 없는 ‘절박뇨’, 배뇨 시 통증이나 소변을 덜 본 것 같은 느낌이 흔하고, 염증이 심하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초기에 병원 진료 후 항생제를 복용하면 빠르게 증상이 호전되나, 원인이 관리되지 않으면 단기간에 재발한다. 보통 방광염을 자주 앓는 분들이 크랜베리가 함유된 영양제를 찾는다. 크랜베리는 유해균이 방광 벽에 달라붙는 걸 막아 요로 건강 개선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절기 면역력 저하가 방광염 재발의 원인이라면, 이때는 크랜베리만으로 관리가 어렵다. 이럴 땐 재발 방지와 회복을 위해 항생제 치료와 함께 면역관리 영양제 섭취를 추천한다. 방광염 치료를 위해서는 방광의 유해균을 몸 밖으로 빠르게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약물치료, 재발관리 영양제와 더불어 하루 6~8잔 이상의 충분한 수분 섭취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방광염의 면역과 관계된 만큼 평소 컨디션 관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평소 방광염에 자주 걸린다면 피로, 스트레스, 수면상태, 영양불균형 등 생활 습관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절기 기온 변화에 예민한 방광, 과도한 방광수축으로 증상 악화되는 과민성방광증후군

과민성방광증후군은 방광염과 마찬가지로 하루에 8회 이상 소변을 자주 보고, 소변을 참지 못하는 절박뇨가 나타난다. 하지만 세균성 감염이 원인이 아니므로 통증이나 혈뇨 같은 증상은 없다. 대신, 수면 중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나는 ‘야간뇨’가 흔히 발생한다. 방광염은 초기 항생제 치료로 빠르게 증상이 회복되며, 원인을 관리하면 재발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과민성방광증후군은 원인이 불명확해서 약을 먹어도 증상관리가 쉽지 않다. 보통 방광의 예민성을 낮추기 위해 약물을 장기간 복용해야 하며, 방광이 근육 기관이기 때문에 근육 기능에 영향을 주는 변화가 생기면 약을 복용해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환절기가 대표적이다.

환절기는 최고와 최저 기온 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며, 외부 온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근육과 혈관의 급격한 수축 및 이완한다. 이 과정에서 방광 근육도 평소보다 더 수축되어, 단순히 ‘환절기’라는 이유로 과민성방광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이런 때 중요한 것은 환절기로 인한 일시적 변화임을 인지하는 것이다. 현재 과민성방광 치료제를 복용 중이라면 진료받은 병원에서 증상 관리법을 다시 상의하는 것이 좋고, 경미한 증상이라면 배뇨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호박씨추출물등 복합물을 섭취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이 증상이 환경 변화에 따른 일시적 변화라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다. 그래야 상황에 맞는 정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노윤정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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