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나타나기 전 신호?...‘침묵의 1단계’ 있다
억제성 신경세포 손실로 뇌 보호기능 저하된 뒤 2단계로 증상 발현
알츠하이머병의 뇌 손상은 두 단계로 나뉘어 진행되며 특히 외부증상 없이 진행되는 1단계가 기억력과 인지력 감퇴라는 2단계의 토대가 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이처 신경과학》에 발표된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알츠하이머병이 있었던 84명의 뇌(여성 51명, 남성 33명)를 연구한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는 첫 단계에서 느리고 조용한 신경세포 손실이 이뤄지고 두 번째 단계에서 기억력 손상과 같은 전통적 증상이 발생한다는 것. 즉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그 토대가 되는 1단계 손상이 발생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의 리처드 호데스 소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이 뇌에 어떤 해를 끼치는지에 대한 과학자들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이 파괴적인 장애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 어려움 중 하나는 뇌 손상의 대부분이 증상이 발생하기 훨씬 전에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초기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은 질병 초기에 뇌에 일어나는 변화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병이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된다는 종전 연구와 달리 두 단계로 진행된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 단계의 핵심은 억제성 신경세포(inhibitory neuron)의 손실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억제 신경세포는 자극에 반응하는 흥분성 신경세포(excitatory neuron)를 진정시키고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억제 신경세포가 손실되면 뇌의 보호기능이 떨어지게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첫 번째 단계에선 또한 독성 단백질(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의 느린 축적, 뇌 면역 체계의 활성화,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절연체의 손상 등이 발생한다.
좀 더 파괴적인 두 번째 단계는 그 이후에 발생한다. 흥분성 신경세포의 손실과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의 급속한 누적 등으로 인해 기억력 감퇴와 인지력 저하 같은 외부관찰 가능한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연구진은 고급 유전자 분석 도구를 사용해 언어, 기억 및 시각을 제어하는 뇌 영역인 중측두이랑(middle temporal gyrus) 세포를 집중 연구함으로써 이러한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고 밝혔다. 중측두이랑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많은 변화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3-024-01774-5)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