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으로 불러주세요"

대한간학회, 비알코올 지방간 명칭 변경... "질병에 대한 이해도 높일 것"

장병국 교수(간학회 지방간연구회 회장)는 17일 제25회 간의 날 기념식에서 대사 이상 지방간질환 명칭 변경에 대해 소개했다.

알코올을 거의 또는 전혀 섭취하지 않는 사람에게 과도한 지방이 간에 축적돼 생기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이라는 국내 명칭을 간학회가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으로 변경했다. 학회는 명칭 변경을 통해 질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며, 이를 위한 대국민 캠페인도 전개한다.

장병국 대한간학회 지방간연구회 회장(계명대병원 소화기내과)은 17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5회 간의 날 기념식 및 토론회에서 이같이 소개했다.

지방간 질환은 간 세포에 지방(주로 중성지방)이 5% 이상 축적되는 것으로, 과도한 알코올 섭취자의 약 80~90%에서 발생하는 알코올지방간(Alcoholic Fatty Liver, AFL)과 알코올을 거의 또는 전혀 섭취하지 않는 사람에게 과도한 지방이 축적돼 생기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Non 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으로 나뉜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비만, 제2형 당뇨병, 인슐린 저항성, 대사증후군, 이상지질혈증과 관련되어 있다.

그간 영어로 NAFLD로 불리는 병명을 국내에서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으로 불렀으나,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나치게 강조해 대사 위험 요인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고 근본적인 병리생리학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한 그런 한글 명칭이 과도한 알코올 섭취를 포함한 기타 만성 간질환을 배제한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2020년부터 지방간이 있으면서 대사 이상이 있는 경우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Metabolic Dysfunction Associated Fatty Liver Disease, MAFLD)으로 정의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부정적 뉘앙스를 줄 수 있는 단어 ‘패티(Fatty)를 대체한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MASLD)’ 용어 사용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이어 대한간학회는 올해 2월 지방간질환 질병병 개정위원회를 발족해 광범위한 논의와 수정을 거친 끝에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을 새로운 한글 용어로 선정했다.

대한간학회 이사장 김윤준 교수는 “국제적 움직임에 맞춰 보다 정확하고 포용적인 명명을 함으로써 환자 관리를 개선하고 질병 인식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장병국 지방간연구회 회장은 “새로운 용어가 향후 환자를 배려하는 의료환경을 조성하고, 새로운 약물 및 바이오마커 개발 촉진, 학술단체, 정부기관, 정책입안자, 의료산업 및 환자 단체와 같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질병 인식 증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간학회, 대사이상 지방간 질병 인식 제고 캠페인 계획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과도한 음주, 약물 복용에 따른 발생, 바이러스 간염 등과 같은 이차적 원인에 의한 간질환이 없으면서 발생하는 만성 간질환이며 비만, 당뇨, 고령 등과 동반되면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간경변증, 간암과 같은 만성간질환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과도 관련성이 있어 향후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관련 상병질환의 의료비 지출이 급증하는 시점에서 의료계뿐 아니라 범사회적으로 지방간의 관리와 예방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병국 회장은 “지방간은 평소 증상이 없어 간경변증과 간암 등이 발생한 후에는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치료하더라도 완벽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다만 진행이 더디고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이뤄진다면 정상 간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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