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아빠의 당뇨병약 메트포르민 복용, 태아 기형과 무관”

2년 전 덴마크 연구 뒤집은 결과 나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성이 자녀 임신을 앞두고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을 복용하더라도 기형아 출산 위험이 커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16일(현지시간) 영국의학저널(BMJ)에는 남성이 메트포르민을 복용하는 것과 태아의 선천적 기형 위험 사이에 연관이 없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메트포르민은 제2형 당뇨병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이다. 지난 2022년 한 덴마크 연구에서 아버지가 정자 발달 기간인 임신 전 3개월 이내에 해당 약물을 복용하면, 태아의 기형 위험이 1.4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연구에서는 이런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었고, 이번에 그걸 뒤집은 결과까지 나온 것이다.

노르웨이 연구위원회와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아버지의 메트포르민 사용과 자녀의 선천성 기형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국가의 국가 출생 및 처방 데이터베이스 약 310만건을 분석했다. 노르웨이에서는 약 61만명의 예비 아버지 중 2075명(약 0.3%), 대만에서는 약 256만명 중 1만5276명(약 0.6%)이 정자 발달 기간 동안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 결과 노르웨이 메트포르민 복용자의 자녀 중 104명(5.0%), 복용하지 않은 사람들의 자녀 중 2만4041명(3.9%)이 선천성 기형을 안고 태어났다. 대만에서는 각각 7만9278명(3.1%), 512명(3.4%)에서 기형이 발견됐다. 다만 이는 조정되지 않은 분석 결과일 뿐 아버지의 나이 등 변수를 통제하면 유아의 선천적 기형 위험은 커지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한 이런 결과는 유전적 요인을 통제하기 위해 형제자매를 비교했을 때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아버지의 메트포르민 사용과 자녀의 기형 위험은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정자가 발달하는 기간 동안 아버지가 메트포르민을 복용해도 자녀의 선천적 기형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따라서 메트포르민은 자녀를 출산하려는 제2형 당뇨병 남성의 혈당 수치를 관리하는 데 적절한 초기 약물로 계속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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