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약 '발베사', 면역항암제도 안 듣는 방광암에 새 길 열까

기존 항암요법 대비 사망위험 36% 줄여..."FGFR 변이 빠른 진단 중요"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진행성 요로상피암(방광암)을 겨냥한 새로운 표적 치료 옵션이 등장했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발베사(성분명 얼다피티닙)'는 암 세포의 성장과 생존에 중요한 FGFR(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을 타깃하는 치료제로, 높은 생존율 개선 효과가 기대를 모은다.

종양 전문가들은 "요로상피암 분야에 처음 등장한 FGFR 표적약으로, 기존 항암요법과 면역항암제에도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 추가적인 치료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16일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사진)는 한국얀센(존슨앤드존슨 제약부문)의 발베사 기자간담회에 연자로 참석해 이같은 전문가 의견을 밝혔다.

발베사는 세포의 성장과 분화, 생존을 조절하는 FGFR에 결합해 효소 활성을 억제하는 키나아제 억제제로 분류된다. 해당 변이는 다양한 암종 중에서도 요로상피암 환자의 약 20%에서 관찰되며 발견 빈도가 특히 높다.

이 약물은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으며, 글로벌 임상인 'THOR 연구' 결과를 근거로 올해 9월 허가사항이 변경됐다. 이에 따르면, ‘이전에 최소 한 가지 이상의 PD-1 또는 PD-L1 억제제를 포함한 전신 요법 치료 중 또는 치료 후에 질병이 진행된 FGFR3 유전자 변이가 있는 수술적으로 절제불가능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의 치료’에 사용이 가능하다.

이날 김 교수는 THOR 연구와 함께 2상 임상(BLC2001)의 주요 데이터를 소개하며, 요로상피암에서 표적 치료제의 역할을 강조했다. THOR 연구는 다국가 무작위 3상 임상연구로 전이성 또는 수술적으로 절제불가능한 요로상피암 환자 중 FGFR3 변이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발베사와 기존 항암화학요법 효과를 비교했다. 연구는 적어도 한 번 PD-1 또는 PD-L1 억제제를 포함한 2차 이하의 전신항암요법을 받은 환자(코호트 1)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코호트 1 연구 결과를 보면, 발베사는 항암화학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36% 감소시키고, 항암화학요법 전체 생존 중앙값(mOS) 7.8개월 대비 약 55.13% 증가한 12.1개월의 유의미한 생존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무진행 생존 중앙값(mPFS)은 발베사가 5.6개월로 항암화학요법(2.7개월) 보다 2배 이상 길었다.

김 교수는 “요로상피암은 대부분 60대 이상에서 호발하는데 재발과 전이가 잦아 전이를 예방하거나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원격 전이된 방광암 환자는 5년 상대생존율이 11.7%에 그쳐 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에는 늘상 새로운 선택지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베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국내에 처음으로 허가받은 요로상피암 FGFR 변이 표적치료제로, 항암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 옵션을 모두 사용한 환자에서 생존율 개선과 추가 치료의 기회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태정 여의도성모병원 병리과 교수가 두 번째 세션 연자로 참석해 요로상피암에서 FGFR 변이의 빠른 진단을 강조했다. 그는 “변이에 따른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면 암의 증식과 진행을 막거나 다른 치료의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며 "글로벌 암치료 지침인 올해 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방광암 종양의 침범 정도가 '3B' 이상인 경우 등 일부 환자에서 유전자 변이에 대한 분자 및 유전체 검사를 고려하거나 권고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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