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자산·소득 급증했는데...4명중 1명 "상속은 무슨? 재산 쓰겠다"
복지부,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 발표
노인들의 소득·자산·교육수준이 최근 3년새 대폭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들에게 재산을 상속하지 않고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노인 비중은 4명 중 1명 꼴인 24% 수준으로 증가했다.
보건복지부는 16일 노인들의 가족·사회관계, 경제상태, 건강 및 생활상황 등에 관해 조사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인실태조사는 노인복지법 제5조에 근거해 2008년 이후 매 3년 주기로 실시한다. 지난해 조사는 전체 1만78명을 찾아가 191개 문항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소득 및 교육 수준이 높은 신노년층 확대가 눈에 띄었다. 노인 가구의 연간 소득은 3469만원으로 2020년(3027만원)보다 442만원(14.6%) 증가했다. 개인 소득은 2164만원으로 3년 전(1558년)보다 606만원(38.9%) 급증했다. 금융자산(4912만원)과 부동산 자산(3억1817만원)도 각각 1699만원(52.9%), 5634만원(21.5%) 증가했다.
고졸 비율은 2020년 28.4% 대비 2.8%p가 늘어난 31.2%,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는 2020년 5.9% 대비 1.1%p가 늘어난 7.0%로 나타나는 등 교육 수준이 높아졌다.
재산 상속과 관련, ‘모든 자녀에게 골고루 상속’은 51.4%, ‘자신 및 배우자를 위해 사용’은 24.2%, ‘부양을 많이 한 자녀에게 많이 상속’은 8.8%로 나타났다. 특히, ‘자신 및 배우자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비중은 2008년 첫 노인실태조사에서는 9.2%에 그쳤으나, 꾸준히 상승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20%를 훌쩍 넘었다. 반면 ‘장남에게 많이 상속’ 비중은 2008년 21.3%에서 2023년 6.5%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노인 건강 지표와 돌봄 수요도 증가
건강 지표와 돌봄 수요도 증가했다. 우울증, 낙상사고, 외래진료 등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지표가 개선됐다. 또한 장기요양보험 이용 비율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우울증상을 가진 노인은 2020년 13.5%에서 지난해 11.3%로 2.2%p 감소했고, 최근 1년간 낙상사고를 경험한 노인은 2020년 7.2%에서 5.6%로 줄었다. 응답일 기준 최근 1개월간 병·의원 외래진료를 이용한 비율은 2020년 70.6% 대비 지난해 68.8%로 1.8%p 감소했다. 의료 수요 및 이용 증가와 접근성 향상에 의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평균 2.2개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으며,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은 35.9%, 만성질환이 없는 노인은 13.9%로 조사됐다. 옷 입기 등 일상생활수행능력, 식사 준비 등 일상생활수행능력과 같은 신체적 기능 상태를 평가한 결과 18.6%의 노인이 제한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적 기능상 제한이 있다고 응답한 노인을 대상으로 돌봄 상태를 조사한 결과, 돌봄을 받고 있는 비율은 47.2%였다.
돌봄제공자에 대한 질문에 ‘장기요양보험서비스’라고 응답한 비율은 2020년 19.1%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30.7%였다. 그 외 가족 81.4%, 친척·이웃 등 20.0%, 개인 간병인 등 11.0%가 뒤를 이었다.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해야 할 때’,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갑자기 큰 돈이 필요할 때’ 등의 상황에 처할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응답한 노인은 전체의 6.6%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그 비율이 증가했다.
보건복지부 임을기 노인정책국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경제상태, 인식 및 가치관, 건강 상태, 가족·사회관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되는 노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변화된 정책여건에 맞춰 어르신의 활기차고 존엄한 노후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