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관리 서비스'를 들어봤나요?

[김현정의 입속 탐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럽과 미국에서는 설탕이 많이 들어간 후식을 자주 섭취하는 나쁜 식습관이 흔합니다. 이러한 습관은 여러 구강건강 문제를 유발하는데, 치과에 대한 접근이 힘들어 자가 구강관리 제품 수요가 더욱 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구강병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질병으로, 유럽에서만 약 4억6600만 명이 구강병을 앓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치주염, 충치, 입냄새 등 흔한 구강병을 앓고 있습니다. 구강관리의 기본은 칫솔질이지만, 칫솔질만으로는 플라그를 매번 완벽하게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치주염과 잇몸 속 플라그나 설태 등 구강 점막관리가 중요해지는데 관리가 안 되어 구강병이 흔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치약을 선택할 때 기호에 따라 민트, 라임, 딸기 등 치약의 맛과 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치약은 화장품과는 달리 의약외품입니다. 따라서 치약을 선택할 때에는 맛과 향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구강건강 효과를 고려해야 합니다. 치약에 들어있는 연마제, 계면활성제, 보습제, 보존제, 향과 색소 등의 첨가물은 접촉성 피부염, 두드러기, 비염, 혈관부종 등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피부과 전문의 후배로부터 아랫 입술 아래에 재발하는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치약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SLS(계면활성제)-free 치약 개발을 위해 광범위하게 조사를 했습니다. 2017년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SLS-free 치약들이 드물었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제품들이 검색되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구강건강 유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임상지침과 동떨어진 불소를 함유하지 않은 치약에 대한 수요 증가가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불소치약은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기 위한 보약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사용한 칫솔이나, 손잡이를 재활용할 수 있는 칫솔 등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칫솔모가 벌어지면 부담 없이 교체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의 칫솔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친환경 칫솔은 일반 칫솔보다 사용하기 불편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친환경 칫솔과 일반 칫솔의 장단점을 잘 비교해 자신의 구강 관리에 적합한 선택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가글 제품 사용이 급증했고, 매일 사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간 매일 가글 제품을 사용하면 민감한 구강점막을 자극해 구강점막이 건조해지고, 얇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구강 미생물총(마이크로바이옴)에 나쁜 영향을 미쳐 오히려 구강병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인구가 고령화하면서 구강건강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구강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신제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플라그를 감지해 제거할 수 있는 전동칫솔과 다채널 구강세정기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또한 플라그 제거뿐만 아니라 구강재활을 함께 하는 전문구강관리 서비스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구강재활을 함께 하는 전문구강관리 서비스는 일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회복기 구강재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서비스팀에는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약사, 영양사 이외에 치과의사 및 치과위생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고령 사회인 일본에서는 섭식·연하장애 환자를 위한 ‘구강재활 인정 치과위생사’ 제도를 2006년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치과위생사와 치과의사들의 개입으로 인한 지속적인 구강관리는 장기요양보험인 개호 등급을 받은 노인들의 섭식·연하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그 결과 일본은 제8차 의료계획안을 수립하면서 ‘구강·영양·재활’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통합서비스를 적극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본의 치과위생사들은 구강재활 영역에서 방문 재활, 회복기 재활, 급성기 재활, 지역포괄케어센터, 개호요양시설 등 주로 삼킴 장애 예방을 위한 혀와 볼 근육 스트레칭 구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단국대학교 치위생학과 장종화 교수팀이 일본과 유사한 지역사회 구강관리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본 요양시설에서는 노인들의 구강건강 상태를 파악하며 식후 구강관리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필요하면 치과의사가 요양시설을 방문해 치과치료를 합니다. 방문 치과치료를 위해 요양시설에 치과치료용 의자를 구비해 놓았습니다.

올해부터 대한치과의사협회 스마일재단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운영하는 서울요양원에 국내 최초로 구강보건실을 설치했고, 치과의사 방문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들이 단순히 “일본에서 시행되니까 우리나라도 한다”는 수준에 그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돌봄현장에서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찾아가는 치과서비스를 시행한 후 그 효과를 분석하고, 결과를 기반으로 객관적 효용성이 확보되면 보건정책에 적극 반영하는 근거 기반 보건행정이 활성화되었으면 합니다.

건강한 구강상태를 유지·관리하기 위해서는 넘쳐나는 구강 관련 정보의 홍수 속에서 구강건강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추고, 일상에서 제대로 된 구강관리 습관을 몸에 익혀야 합니다. 그리고 거동이 불편하거나 스스로 구강관리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찾아가는 구강-영양-재활 통합 구강관리 서비스가 개발되고 제공되었으면 합니다.

[참고문헌]

https://www.fortunebusinessinsights.com/ko/oral-care-market-103533

재활뉴스

https://www.rehab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0811 on 2024-10-10 17:13

윤해숙, 정민숙, 장종화. Changes in the oral health status of older adults with visual and hearing impairments through home oral health care intervention: a case report. Journal of Korean Society of Dental Hygiene  23(1):13-24.

    김현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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