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온열질환 사망자 늘어..."응급실 인력 확충해야"
비수도권 및 단순노무직 환자 발생 비중 높아
올해 긴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지난해와 비교해 3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일 수록, 단순노무직 종사자에서 발생 비율이 높았다.
14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5월20일~9월30일) 여름철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으로 신고된 환자 수는 총 3704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2818명 대비 31.4% 증가한 수치다.
성별로는 남성이 2908명(78.5%)으로 여성(798명·21.5%)보다 3.6배 가량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716명(19.3%)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678명(18.3%) △40대 538명(14.5%) △70대 434명(11.7%) 순으로 높았다.
또한 이 기간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환자 수는 총 34명으로 지난해(32명) 대비 6.3% 올랐다. 연령별로 80세 이상이 29.4%(10명)로 가장 많았으며 추정 사인은 주로 열사병(32명·94.2%)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10만명 당 신고환자 수는 △전남 22.7명 △제주 18.3명 △전북 13.0명 △충북 12.3명 △경남 11.7명 순으로 비수도권 지역일 수록 환자 비율이 높았다. 사망자 수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경남이 6명(17.6%)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전남·경북이 각각 5명 서울·경기·강원이 각 2명이었다.
온열질환 발생 장소로는 실외가 2914명(78.7%)로 실내(790명·21.3%)보다 약 3.7배 많았다. 직업별로는 건축·토목공사 일용직 등 단순노무종사자 94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무직 483명(13.0%), 농림어업숙련종사자 371명(10.0%)이 뒤를 이었다.
의료계는 기후 변화 상황에 맞춰 △온열질환 응급대응 교육 확대 △작업장-병원 접근성 강화 △응급실 인력 확충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혜선 가톨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기후변화로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직업군에 응급 대응 방법 등 교육을 확대하고 작업장과 지정 병원 간 거리를 멀지 않게 하는 등 특별 관리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대란으로 응급실에서 신속한 환자 대응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며 "지역 응급실에 의료진을 확충해 온열질환 치료 역량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