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깨니 피가 흥건"...나도 모르게 코 피가 철철, 도대체 왜?
건조한 공기나 코 파는 습관 등이 영향
한밤중에 코피를 흘리며 잠에서 깬 적이 있는가? 편안하게 잠 들었지만 눈을 떠보니 베개에 피가 흥건할 때 당황스러울 수 있다. 다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다가 코피가 나는 건 흔한 현상으로 대부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잠을 자는 도중에 코피가 나는 걸까? 예방할 방법이 있을까?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의 이비인후과 전문의 스와티 아파치(Swathi Appachi) 박사가 답변했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코피가 나는 현상은 우연처럼 보일 수 있지만, 대부분 명확한 원인이 있다. 아파치 박사는 몇 가지 주요 원인과 이를 해결할 방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코 파기= 코에 있는 불편한 코딱지를 제거하기 위해 우리는 손가락을 사용한다. 특히 아이들이 코를 자주 파는 편이지만 성인도 무의식중에, 심지어 자는 동안에도 코를 파기도 한다.
손가락이 들어간 비중격은 자극을 받으면 쉽게 피가 나는 곳이다. 이곳에는 다섯 개의 혈관이 모여 있어 매우 민감하다. 잘못 만지면 혈관이 손상되어 출혈도 난다.
코딱지로 인한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서는 코 안을 촉촉하게 유지하면 된다. 이러면 코를 파고 싶다는 욕구가 줄어든다. 약물이 들어가지 않은 식염수 스프레이 등으로 코 안을 촉촉하게 만들어 코딱지를 부드럽게 하고, 부드럽게 코를 풀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건조한 공기= 집안의 습도가 낮으면 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파치 박사는 “비중격의 혈관은 건조함에 매우 민감하다”며 “코의 점막이 건조해지면 혈관이 드러나고 이로 인해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 숨을 쉬는 밤에는 건조한 공기가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집안 습도가 30% 이하로 떨어지면 코피가 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특히 난방기나 에어컨을 사용할 때 또는 건조한 기후에서 자주 발생한다.
침실에 가습기를 사용해 공기 중에 수분을 더해주면 밤에 코피가 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가습기와 함께 자기 전 식염수 스프레이를 사용하고, 그 후 연고를 바르면 코피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아파치 박사는 말했다.
알레르기나 감기= 콧물이 자주 나오면, 코 안이 자극되고 건조해져 코피로 이어질 수 있다. 코를 세게 푸는 것도 비중격에 손상을 줄 수 있는데, 이 때 상처가 생기고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감기나 알레르기가 있다면 식염수 스프레이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면 좋다. 코 분비물을 부드럽게 만들어 코를 풀 때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아무리 답답해도 코를 부드럽게 풀도록 노력해야 한다.
코피를 멈추는 방법은?...30분 이상 출혈 안 멈추면 병원 찾아야
밤에 코피가 날 때 멈추는 방법도 알아두면 좋다. 아파치 박사는 “몸을 앞으로 숙이고, 최소 5분 동안 코를 잡고 있으면 대부분의 코피는 멈춘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 일찍 손을 놓는데, 이는 피가 응고되기 전에 풀어버리는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코피가 난다면 10~15분간 부드럽게 압박을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코피는 걱정할 필요가 없고 간단한 처치로 멈출 수 있다. 하지만 △30분 이상 출혈이 멈추지 않을 때 △다량의 피를 흘릴 때 △출혈 장애가 있을 때 △항응고제(혈액 희석제)를 복용 중일 때는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