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잦은 크론병, 새 수술법 개발...합병증 발생 절반 '뚝'

서울아산병원 윤용식 교수팀, 장 문합술 방향 바꾼 기법 고안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윤용식 교수(가운데)가 크론병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합병증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크론병 수술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장의 잘린 부분을 가로로 이어주는 기존 수술법 대신 절단면을 90도 수직으로 폐쇄하는 방법이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윤용식·이종률 교수팀은 장의 잘린 부분을 다시 이어주는 '문합술(연결술)' 방향을 바꾼 크론병 수술법을 고안했다. 그 결과 합병증 발생률이 절반까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 전체에 염증이 반복되는 만성 희귀질환인 크론병은 장폐색, 누공, 농양 등 여러 합병증으로 심한 출혈 등이 동반되면 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질환 특성상 재발 우려가 크고 수술 부위 합병증 발생도 잦아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25%에 달한다.

통상 크론병 수술은 장 일부를 잘라내고 봉합하는 수술 부위가 넓어 바늘과 실로 하는 문합술보다 스테이플러를 이용한다. 일정한 간격과 압력으로 봉합을 할 수 있어 조직 손상이 적고, 수술 시간이 짧아져 환자가 느끼는 신체적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여기서 스테이플링 문합술(CSA)은 장 끝부분을 가로로 잘라낸 후, 잘린 부분을 다시 이어주는 방식이다. 다만, 장의 절단면 주변에 주머니처럼 불룩한 부분이 생길 수 있고, 음식물이나 대변이 쌓여 염증이 생기거나 재발할 우려가 있다.

윤용식·이종률 교수팀은 이러한 수술법을 보완하기 위해 문합술의 방향을 바꾸는 새 수술법인 ‘델타형 스테이플링 문합술(DSA)’을 고안했다. 이 수술법은 장을 자른 후 잘린 부분을 가로로 이어주는 기존 수술법 대신 90도 수직으로 폐쇄하는 방법을 말한다.

델타형 문합술은 장의 주머니 형성을 방지하고, 음식물이나 대변이 쌓이지 않도록 해 염증과 재발률을 줄여준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2020년부터 작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소장 및 대장 절제술을 받은 크론병 환자 175명을 대상으로 평균 20.7개월을 추적 관찰하며 예후를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 92명은 델타형 스테이플링 문합수술법을, 83명은 스테이플링 문합수술법을 시행했다.

주요 결과를 보면 델타형 스테이플링 문합수술법을 적용한 환자군에서 수술 후 30일 이내 합병증 발생률이 16.3%로, 스테이플링 문합수술법을 적용한 환자군 32.5%보다 절반 가까이 낮았다.

또한 장폐색 발생률은 델타형 스테이플링 문합술 환자군이 4.3%로 스테이플링 문합술 환자군 14.5%보다 3분의 2 이상 줄었으며, 델타형 스테이플링 문합술 환자군의 평균 입원 기간은 5.67일로 스테이플링 문합술 환자군 7.39일보다 짧아 환자들의 회복 속도도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윤용식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문합술이 기존 기법에 비해 수술 후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환자 회복을 돕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기술이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세계소화기외과학저널(World Journal of Gastrointestinal Surgery)≫에 게재됐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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