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간 못 걸었다"...일 스트레스 너무 심해 발작 온 女, 무슨 병?

갑작스러운 발작 증세로 시작해 마비 증상까지, 기능성 신경학적 장애 진단 받은 여성…원인은 업무 스트레스로 추정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희귀 신경계 질환을 진단 받게 된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더선' 보도내용 캡처]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희귀 신경계 질환을 진단 받게 된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 여성은 하루 최대 25번까지도 발작을 일으켰고 마비 증세로 인해 8일 동안 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의하면, 서섹스 주에 거주하는 에밀리 뉴먼(25세)은 신혼 생활을 즐기며 지내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발작 증세를 경험했다. 오후 늦게 귀가했을 때 발작을 세 번 더 일으켰고 이에 구급차를 불러 병원을 찾게 됐다. 의사는 다발성경화증을 의심하고 검사를 했지만,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 후에도 원인 모를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는 “6~8시간 동안 발작이 지속된 후 마비 증세가 나타났다”며 “8일 동안이나 다리가 마비됐다”고 설명했다.

이렇게는 살 수 없다고 느낀 그는 사설 병원을 찾았고 2023년 12월, 뇌와 신체가 정보를 주고받는 데 문제가 생기는 기능성 신경학적 장애(이하 FND)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업무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이 나아질 확률이 33%, 나빠질 확률이 33%, 그대로일 확률이 33%라고 설명했다.

현재 에밀리는 말이 어눌어졌고, 틱 증상을 보이며, 이동하려면 지팡이나 휠체어를 사용해야 한다. 일주일에 평균 10번 정도 발작 증세를 보이며, 기립성빈맥증후군도 생긴 상태다. 그는 “말을 할 수 없을 때면 3~6시간은 지나야 증상이 돌아온다. 틱도 있어 얼마 전에는 두 시간 동안이나 나 자신을 때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신체와 뇌의 신호 주고받기에 문제…원인 사람마다 달라

FND는 신경계 기능 및 뇌와 신체가 신호를 주고받는 데 문제가 생기는 의학적 상태를 말한다. FND 환자는 사지 쇠약이나 발작과 같은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나타낸다.

미국 비영리 단체 국립희귀질환기구에 따르면, FND는 신경학과 정신의학 분야 사이의 접점에 있는 질환이다. FND를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컴퓨터의 소프트웨어 문제로 보는 것이다. 하드웨어는 손상되지 않았지만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생겨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FND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의 구조적 MRI 스캔이나 뇌파 검사를 해보면 정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뇌 활동 패턴을 보여주는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을 해보면 건강한 환자와는 다른 뇌 기능의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FND 환자의 증상이 모두 심리적 원인에 기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는 그 자체로 특정한 임상적 특징을 보이며 다양한 관점이 필요한 신경계 기능 장애로 여겨지고 있다. 원인은 사람마다 달라 어떤 사람은 심리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FND 환자는 광범위하고 복합적인 증상을 보인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사지 약화나 마비, 떨림, 경련, 갑작스러운 움직임, 보행 문제와 같은 운동 장애 △말이 어눌해지거나 더듬는 언어 장애 △얼굴, 몸통, 팔다리의 따끔거림, 무감각, 통증과 같은 감각 장애 △시력 상실이나 복시와 같은 시각 장애 △기능적 발작, 실신과 같은 의식 장애 △어지러움(지속적체위지각어지럼) △기억력 및 집중력 저하와 같은 인지 장애 증상 등이 있다. 만성 통증, 피로, 수면 문제, 장 및 방광 증상, 불안, 공황 발작, 우울증과 같은 다른 신체적, 심리적 증상도 흔히 나타난다.

FND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 연구에서는 다른 신경학적 질환이 있거나 만성통증, 피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등 다른 여러 선행요인이 있을 경우 증상이 나타나기 더 쉽다고 보았다. 또한, FND 환자에서는 증상이 시작될 무렵 학대나 방치, 삶의 스트레스 등이 더 흔하게 관찰되기도 했다. 하지만 환자 중 이러한 위험 요소가 전혀 없는 경우도 많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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