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 장기가 심장 압박해"...생후 6개월 만에 숨진 아기, 무슨 사연?
선천성 횡격막 탈장 앓은 아기...횡격막 사이로 배 속 장기가 올라가 심장‧폐 압박하는 병으로 호스피스 병동에서 치료받다 생후 6개월만에 숨져,
횡격막 결손으로 심장과 폐가 압박되는 병을 앓던 아기가 생후 6개월 만에 세상을 떠난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영국에 살았던 레논 스마우트는 선천성 횡격막 탈장(Congenital Diaphragmatic Hernia‧CDH)이라는 병을 안고 태어났다. 생후 12주차에 진행된 초음파 검사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레논의 어머니인 제시카 스마우트(31)는 의사들에게 “아들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병을 갖고 태어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고 말했다.
진단 후 레논은 여러 번 치료를 받았다. 호전되는 순간도 있었지만 완치가 어려운 상태였다. 하지만 완치가 어려운 상태였던 레논은 결국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의료진들과 놀이 전문가 등에게 각종 지원을 받았다. 호스피스란 말기 환자나 치명적인 병을 앓는 환자의 질을 높이고 편안한 환경에서 마지막 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전문적 의료를 비롯 정서적 지원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레논은 짧은 생애 동안 부모님은 비롯 삼촌, 할머니 등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약 6개월이 지난 뒤 레논은 어머니의 품에 안겨 세상을 떠났다. 아이는 떠났지만 호스피스의 사별 서비스는 지원됐다. 남겨진 가족들은 슬픔 극복을 위한 상담과 프로그램 등을 받았다. 레논을 기리는 행사와 관련 기념품 마련 등도 이뤄졌다.
이후 제시카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위 사연은 호스피스의 날을 맞아 보도된 것으로, 이 날은 '세계 호스피스·완화의료 동맹'이 인식 개선 등을 위해 지정한 날이다. 영국에서는 매년 10월 10일이며, 국내에서는 매년 10월 둘째 주 토요일(올해 10월 12일)이 호스피스의 날이다.
레논의 가족들은 “호스피스의 사랑과 보살핌, 지원이 없었다면 우리가 어디에 있을지 상상할 수 없다”며 “지난 6년 동안 우리 가족을 지원해줬다”고 말했다.
횡격막 제대로 닫히지 못해 위‧소장 등이 흉강으로 올라가는 병
횡격막은 가슴과 배를 나누는 근육이다. 레논이 앓았던 선천성 횡격막 탈장은 태아의 횡격막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해 장의 장기(위‧소장‧간 등)가 왼쪽 흉강(가슴우리 안의 공간으로 폐와 심장 등 장기가 존재함)으로 올라가는 병이다. 흉강으로 들어간 탈장된 장기는 폐를 눌러 정상적으로 폐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다. 심장 기형, 식도 폐쇄 등도 일으킨다.
선천성 횡격막 탈장은 위 사연처럼 보통 초음파로 진단된다. 최근에는 대부분 산전 초음파 상에서 진단한다. 다른 장기의 기형을 확인하기 위해 뇌‧복부 초음파 검사, 심장 초음파 검사 등도 진행된다. 이 병을 앓는 아기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가 필요하다. 기도 삽관, 인공호흡기 등 방식이 이뤄진다. 흉강으로 올라간 장기를 복강으로 내려주면서 열려있는 횡격막을 닫아주는 수술도 진행된다.
수술 후에도 발육 부진‧식도 늘어남 등 증상 겪기도...사망률 80%까지 이르는 병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아기는 인공호흡기를 떼고 퇴원을 준비하지만 장기적으로 발육이 부진하거나 식도가 늘어나고 기능이 약해지는 등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장의 꼬임, 가슴 모양 이상, 위 식도 역류 등 여러 문제를 겪기도 한다. 수술 당시 아기의 상태가 나빴다면 시력이나 청력 등 발달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
국내에도 신생아 2000~3000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국내 출생아 수 32만명을 기준으로 100여명이 선천성 횡격막 탈장증을 갖고 출생한 것으로 예측된다는 보고가 있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높게는 80%에 이르기에 산모는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