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인기 유튜브 채널 ‘AsapSCIENCE’를 운영하고 있는 생물학자 미치 모핏과 과학 교사인 그렉 브라운은 그들 자신이 동성애자로서 이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제까지 발표된 '게이 얼굴' 이론에 대한 연구들을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게이 얼굴에 일련의 특징은 있지만,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인 외모와는 관계가 없었다.
실제로 게이형 얼굴이 따로 있는지에 대해서는 지난 10여 년 동안 뜨거운 연구 주제이기도 했다. 2011년 진행된 초기 연구에서는 동성애자 남성들이 이성애자 남성보다 얼굴이 더 대칭적이라는 결과가 있다. 하지만 그렉 브라운은 해당 연구가 동성애자 남성들이 자주 하는 미용 관리법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동성애자 남성들은 눈썹을 다듬고 수염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것을 좋아하며, 많은 동성애자들이 얼굴을 대칭적으로 만들기 위해 보톡스나 필러를 맞기 때문에 결과가 당연하다는 뜻이다.
2015년에 들어서면서 과학자들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게이 얼굴 구조를 세밀하게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동성애자 남성들은 이성애자 남성들보다 코가 짧고 이마가 더 컸다. 여성 동성애자인 레즈비언은 이성애자 여성들보다 코가 더 위로 향하고 이마가 작았다. 이 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은 '게이 얼굴'이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인 외모와 연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21년에 스페인 연구에서는 동성애자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은 얼굴 특징들을 과장해 변형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들은 사람들의 얼굴을 기본 모습에서부터 점점 더 '게이 얼굴'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나도록 조정했다. 이후 자원자들에게 해당 이미지를 평가하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자원자들은 '게이 얼굴' 특징이 더 과장될수록 그 사람이 동성애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즉, 얼굴 특징이 조금씩 변화할 때마다 그 사람이 동성애자로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 이 연구는 얼굴을 보고 동성애자나 이성애자로 구분하는 것이 단순한 '이분법적' 개념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스펙트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 연구에서는 과학자들이 데이팅 사이트에서 3만5000개 이상의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이미지를 수집해 AI에 학습시켰다. 이 AI는 남성이 동성애자인지 여부를 81%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으며, 여성이 동성애자인지 여부는 74%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다. AI가 예측한 특성을 보면, 동성애자 남성은 이마가 크고 턱이 좁은 반면, 레즈비언 여성은 이마가 작고 턱이 넓었다.
더욱이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이 적은 사람들이 '게이 얼굴'을 더 잘 인식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론적으로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동성애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하고, 이들은 자신이 생각한 '게이 틀'에 맞지 않으면 이성애자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왜 동성애자들이 다른 얼굴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답을 찾지 못했다. 한 이론에 따르면 유전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으며, 호르몬 수치의 차이가 사람의 성적 지향뿐만 아니라 얼굴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핏과 브라운은 게이 얼굴에 대한 일련의 연구들이 전체적인 경향을 설명할 뿐 예외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게이 얼굴'을 가지지 않은 동성애자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편견을 갖지 않길 바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