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오늘도 발랐는데"...여드름 크림에 든 '이것', 발암물질 될 수도?

과산화벤조일(BPO) 냉장보관 않으면 발암물질인 벤젠으로 분해돼

미국 주요 소매업체에서 판매되는 111종의 여드름크림을 분석한 결과 제품 성분으로 함유된 과산화벤조일(BPO)이 매장 진열대나 약장에 보관하는 동안 발암물질인 벤젠으로 분해된 것을 발견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자료사진)[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널리 사용되는 여드름 크림이 실온에 보관해도 발암 물질로 변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피부과학 조사 저널(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미국 주요 소매업체에서 판매되는 111종의 여드름크림을 분석한 결과 제품 성분으로 함유된 과산화벤조일(BPO)이 매장 진열대나 약장에 보관하는 동안 발암물질인 벤젠으로 분해된 것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클리어라실, 클린앤클리어, 뉴트로지나, 프로액티브, 업앤업 등 유명 브랜드 제품도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과산화벤조일은 항균제 역할을 하기에 여드름과 얼굴중심부에 붉은 발진이 나타나는 주사(rosacea)에 대해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치료제 및 처방크림에 함유되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이러한 과산화벤조일이 실온 또는 고온에 보관하거나 햇빛 자외선에 노출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암물질인 벤젠으로 분해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특히 과산화벤조일 제품이 상온에서 벤젠으로 분해되는 것은 이번에 처음으로 밝혀진 것이라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벤젠을 알려진 인체 발암 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특히 백혈병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경고한다. 연구진의 일원인 예일대 의대 크리스토퍼 부닉 교수(피부과학)는 “우리의 연구는 과산화벤조일 제품이 일반적인 실내 및 매장 선반 온도에서 벤젠을 생성할 수 있으며 냉장 보관이 이를 크게 감소시킨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플로리다, 일리노이, 뉴욕, 텍사스의 주요 소매업체에서 111개의 과산화벤조일 의약품을 구입한 직후 검사한 결과, 벤젠에 의해 상당히 오염된 것을 발견했다. 검사한 제품의 약 34%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에 대한 조건부 허용 기준인 2ppm을 초과하는 벤젠 농도가 검출됐다. 해당 제품의 벤젠 농도는 최고 35.3ppm에 이르렀다.

연구진은 벤젠에 대한 안전한 노출 수준은 없다고 지적했다. FDA는 벤젠이 “허용할 수 없는 독성”을 가지고 있으며, 조건부 제한은 “상당한 치료적 발전이 있는” 의약품에 함유된 벤젠의 “불가피한” 수준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한 냉장 보관이 과산화벤조일이 벤젠으로 분해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부닉 교수는 “제조부터 환자 사용에 이르기까지 공급망 전반에 걸쳐 과산화벤조일 제품의 냉장 보관을 권장할 필요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벤젠 형성을 방지하는 제형이 개발될 때까지는 냉장 보관이 불필요한 노출을 최소화하는 실용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jidonline.org/article/S0022-202X(24)02155-9/fulltext)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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